집과 밖을 섞은 사람입니다만
집 밖으로 나가는 집순이의 규칙
1) 퇴근하면 집으로 들어간다.
2) 주말 동안 하루를 나가면 나머지 1일은 온전히 집에서 쉰다. (애인과의 약속일지라도)
3) 만약 이번주 주말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쉬지 못했다면 다음 주 주말은 모두 집에서 풀로 충전한다.
*여기서 '쉰다'는 의미는 혼자 오롯하게 편히 있는다는 것. 이때만큼은 꼭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움직이고 가만히 있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한다. (컨디션이 좋다면 걷기와 홈트레이닝 운동 가능)
각자 생각하는 집순이의 척도가 있겠지만 자칭 '집순이'인 나를 돌아보면 정리해 본 법칙이랄까?
에너지 총량 법칙처럼 집순이에게는 1주일을 살아갈 HP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이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한데, 만약 하지 못한다면 다음 주의 나는 피곤함에 괴로워할 것을 안다.
이러한 집순이에겐 재택근무나 사무실만 출퇴근하는 업무가 그나마 나을 텐데,
역설적이게도 출장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전시 기획자'이자 프로젝트매니저(PM)이다.
매달 최소 3번, 많으면 5번 이상.
그 정도면 보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방 출장인지라 서울역과 용산역, 김포공항이 내 집 앞인 것처럼 편해지는 부가 서비스가 따라온다. 구글 지도맵 어플의 타임라인을 동기화해놓으면 저장된 나의 경로를 볼 수 있는데 기록이 국내 여행한 사람처럼 남는다. 가끔 몇 년 전 장소라며 알림이 뜨는데 '내가 여기도 다녀왔었지' 하며 과거 기억을 잠시 보고 오면 너무 힘들었던 순간이 뿌듯함과 함께 미화되어 추억이 됐음을 느낀다.
... 그래서 또 나가나? 사람은 살기 위해 망각이란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 힘들다고 하며 계속 밖으로 나가는 스스로를 설명하기 어렵다!
도대체 왜 집순이가 밖으로 나가서 사서 고생을 하는 걸까?
좋은 기회로 셀프디깅 프로그램을 해보니 그 시작은 고등학생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면접에서 답변할 만한, 아니 너무 상투적이라 믿지 않을 답일 수 있지만 정말 '꿈'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즐거운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한때는 광고기획자로, 캠페인 기획자로, 지금은 전시기획자로 나를 이끌었다.
꿈이란 것은 나라는 사람의 핵심가치로 변하지 않지만 이를 담아낼 그릇이 달라지는 것 같다.
문제는 집순이가 집 밖에서 벌어지는 것이 꿈을 펼쳐낼 그릇이 되어 매일 피곤해 하지만,
동시에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기차처럼 진득하니 횡단 중이다.
(물론 기관사인 자아가 계속 연료를 가득 넣어주느라 휴식 경보를 울릴 때가 많지만)
이번 중간 목적지는 어디일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늘도 기차는 집 밖으로 나간다.
물론 충전할 연료는 필수로 가득 챙겨서-!
Tip. 구글 지도맵 타임라인은 연간 회고하기 좋은 기록 기능이라 기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