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7일 설날 오후

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by 순정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제목

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제목 기가막힌다


대학시절 여름방학

대학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누릴 수 있는 특권

책을 읽을 수 있다는것


영화제 자원봉사를 하면서

영화를 맘껏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매우 아주 굉장히 부지런해야 한다

순간 아차 하는 순간 피곤함에 휴식을 선택하는 순간

도서관은 일터가 되어 버리고

영화관은 단잠을 잘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린다


우울한 오후는 아니지만

무료한 오후

사실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나

3일 동안 쉬면서

2주일동안 오후에 출근하면서

루틴이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내가 파괴시킨거지만, 타인에게 미루고 싶다)


무료함이 오래되어 버리니 우울감이 서서히 뒤덮는 느낌이며

우울감이 피로감으로 피로감이 무력함이라는 괴물로 변해버렸다


설날

해야 할일이 하고 싶은 은 아니고

해야 할일이 있었다


다시는 쓰고 싶지 않은

쓰지 않아도 될 줄 알았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기


탈출했다고 생각했다

야근으로 피곤함을 이끌고도 새벽 3시~4시까지

논술 공부를 한 이유

이력서와 자소서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 이유 하나로 아무생각없이(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매일 야근으로 영혼까지 탈탈 털려서 퇴근한 후 무슨 생각이 있을까

그냥 하는거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논술이라도 붙으면 논술 강사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


대학원 석사에 박사수료까지하고 대학생 글을 첨삭까지 하던 사람이

설마 논술 떨어지겠어

이거라도 하면 바닥난 자존감이 조금은 위로가 될 듯하여

아무생각없이 그냥 했어


남아 있는 영혼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말이야


여유있어서 했다면 아마 못 붙었을거야

여유가 있으면 빈틈이 있거든


고작 1년 8개월(며칠전에 재직증명서를 발급 받았어)

처음 알았다 입사한지 1년 8개월밖에 안된걸

2년도 못 채우고 떠날 준비를 하다니

내 자신이 한심하네 고작 1년 8개월 웃음도 안 나온다

어이가 없어서


떠날 준비를 하는게 맞는걸까

지금 자리에서 조금 더 버티는게 맞는걸까


이미 일은 재미를 고물상에 내다 팔아버린지 오래이고

얼마나 버티나인데

얼마 버틸 수 있을까

내일도 쉬고 모레도 쉴꺼야 그러고 나면 월급날이야

그걸로 되나 그걸로 버틸 수 있나


나에게 묻는다

나의 깊은 내면속에 숨어 있는 나의 또 다른 자아에게 묻는다

버틸 수 있겠어 버틸 수 있는 기한은

재미 없는 일을 하면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은?


방법을 찾아 볼까?

다른 길을 찾아볼까?

어떤게 맞는 방법일까?

누구에게 물어봐야 돼?


AI에게 물어볼까?

준비하래

네네 오늘 하루만 쉴까?

하루만 더 쉴께

아니 내일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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