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

by 순정공방

유난히 길고 팍팍한 한 해였다.

나와 남편, 우리 두 사람 모두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지만, 결과는 늘 노력의 크기에 미치지 못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때로는 운이 우리를 비껴가는 것만 같아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으레 하는 말, "이 영광을 하늘과 주변 분들에게 돌린다"는 그 말이 예전엔 겸손인 줄로만 알았다. 이제 비로소 알았다. 내가 잘되는 것은 오로지 내 실력 때문만이 아니라, 시절의 운과 주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2025년의 교훈이었다.

그 끝자락에서 2026년 신년 운세를 보았다. 거창한 대박을 바란 건 아니었다. 그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는다"는 한 줄. 비록 인터넷에서 무료로 보는 운세이지만, 캄캄한 터널 속에서 희미한 빛 한 줄기를 본 기분이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다. 하지만 이 막연한 희망 덕분에 오늘 하루를 버틸 힘이 생겼다. 마음 한구석에 얹혀있던 돌덩이가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 가벼움에 감사하며, 다가올 2026년을 조용히 기다려본다. 운이 우리 편에 서주기를, 그리고 우리의 땀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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