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

by 순정공방

아들은 올해 10살이 된다. 300m 거리에 있는 미술학원에 혼자 걸어서도 잘 가는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워 차로 태워다 주었다.

가는 길에 아들에게 하는 잔소리는 BGM이다.

“엄마가 미술학원 가자는 말 하기 전에 스스로 시계 보고 챙길 수 없어? “

항상 같은 잔소리를 해도 스스로 챙기지 못하는 아들에게 화가 났다. 미술 학원에 아들을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하도 스팸 광고 전화가 많아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았다. 아들 목소리다.

“엄마, 미술학원 문이 닫혀있어!”

난 어안이 벙벙하여 “어어, 알았어.”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들을 빨리 데리러 가야 한다는 생각과 미술학원이 쉬는 날이라면 미리 공지를 했을 텐데, 내가 놓친 건가 싶어 문자를 확인하려던 순간 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같은 반 친구 엄마인데, 지나가는 길에 시후를 만났는데 추운데 혼자 있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미술학원 문이 닫혀있대요. 그래서 제 핸드폰으로 전화를 드렸는데, 지금 데리러 오실 수 있는 건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건지 여쭤보려고 전화드렸어요. “

“아, 네, 지금 데리러 가는데 5분이면 갈 수 있어요.”

가는 길에 미술학원에서 온 문자를 확인해 보았다. 오늘부터 화요일까지 방학이라는 문자가 있었다.

아들을 미술학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잔소리를 했던 게 미안해졌다. 초등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는 아이의 스케줄 관리도 해줘야 한다. 시후 같은 반 친구 어머니는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관심이 필요한 나이 10살, 8살 아이들은 엄마랑 소통하고 싶어 하는데, 난 아이들의 감정은 뒷전에 두고 내가 해야 할 일을 가시화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오늘의일을 기록하는 지금 순간에도 아이들은 관심을 원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전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거냐 물었더니 미술학원 선생님이 올 때까지 기다렸을 거란다. 아이 스스로 하기를 바라지만 아직 상황판단이 미숙한 아이구나!

내가 좀 더 신경 써야 하는구나!

어디까지 엄마인 내가 아이 인생에 개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초등 저학년 때엔 스케줄 관리는 확실히 해줘야겠다는 생각이다.


미술학원 방학인 걸 모르고 보낸 엄마 탓을 하지 않아 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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