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Part 1. UX 탐구생활의 시작합니다 1

by 장순규

저는 UX 디자이너입니다.


정확히는 GUI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UI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인이라고 불리고 있네요. 여러분도 역할에 대한 정의가 변하는 UX 디자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UX 디자이너로 일을 하지만, 아직도 나만의 개성있는 그래픽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10여 년 전에 유행했던 해외 공모전의 도전자였던 것처럼,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의미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총 회사 경력이 12년 쯤 쌓여가는 시점에서 저는 남들이 다 하니까 무미건조하게 '리서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찾아서 의미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던 20대의 목표와 달리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어느 시점부터 상사를 설득하기 위한 BX(Boss eXperience) 디자인을 하던 것은 아닐까? 어느 순간 돌아보니 상사들의 입맛에 맞추지 못하면 YouX가 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지.


그래서 자유롭게 UX 디자인을 연구하기 위해서 프로 디자이너로서 10여 년간 일하던 회사를 나왔습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UX를 배웠나요?


크리에이티브한 멋진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20대는 항상 도전으로 빛났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30대가 되어서도 빛나던 20대의 시간을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부업, 아르바이트를 금지하다 보니, 나만의 작업을 할 시간과 명분이 사라지며 무의미한 디자이너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가 허용하는 합법적인 개인작업을 하기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은 UX 디자이너로 일을 하지만, 학부상 시절에 UX 디자인이란 과목이 없었기 때문에 별도로 공부를 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UX 디자인의 강의가 생긴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실무로 습득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UX 디자인을 배웠습니다. 2008년, 디자인 에이전시 바이널에서 GUI 디자이너로 일하던 당시에는 사용자의 행동을 설계하고 그 기대로 가도록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정도로 UX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UX는 지금처럼 복잡하게 다뤄지진 않았었습니다.


회의에서는 매번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고, 문제를 파악하며,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서 여러 리서치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GUI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보니, 선배들이 이야기하는 방법론과 데이터를 정리하는 모습을 통해 어깨넘어 UX를 배우고 있었죠.


그렇다 보니 리서치를 왜 해야 하고 인터페이스에 디자인은 왜 사용자를 고민하지 않게 해야 하는지 감으로만 이해하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대학원의 UX 디자인 강의는 야생적으로 일을 하며 습득한 지식과 경험에 이론을 덧 입히는 곳이었습니다.


이게 이래서 이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이처럼 이론을 통해서 역으로 알게 되는 UX 디자인의 지식은 20대 반짝이던 디자인 공부를 하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해 준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에 재미가 들렸고 박사과정까지 진학해 UX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석사를 시작해 박사를 졸업하기까지 7년의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흘러갔네요.


그렇게 흘러간 7년의 시간으로 하나만큼은 자부할 수 있겠네요. 퇴근 후 제 밤은 회사에서 YouX에 무미건조해진 때보다 더 빛이 났다고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 보편적인 UX


고등학교 시절, 만화를 좋아해서 그림을 그렸고 광고를 동경하여 시각 디자인과에 입학했습니다. 시각 디자인과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광고뿐 아니라 사진, 모션, 영상, 편집,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당시 벤처 열풍에 따른 웹디자인까지.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시각 디자인 전공에서 모든 분야를 통괄하는 영역이 있다면, 그것은 크리에이티브가 아닐까 합니다. 크리에이티브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는 창의성입니다. 이러한 창의성을 통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찾고, 고객의 공감대를 만들며,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든다. 이것이 제가 20대 배운 디자인의 본질이었습니다.


하지만, UX 디자인 분야에서는 '보편성'이 보다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Danny(2016)은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단순하고 부드러운 플로우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태스크를 빠르게 수행할 수 있고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빠르고 단순하게 경로를 제공함을 뜻합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인터페이스는 부정적인 반응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Roto et al.(2011)은 사용자는 UX에서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마주하는 인터페이스를 해석하고 조작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즉,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배우지 않고도 과거 경험을 통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UX는 보편적이어야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유발합니다.

누적된 경험이 미치는 인터페이스 조작 인지 (Roto et al., 2011)

이처럼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고민하지 않을 보편적인 디자인이 UX의 정답일지, 크리에이티브한 이야기와 재미을 부여할 수는 없을지.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재미있는 UX 디자인을 할 수 없을까?


UX 디자이너에게 리서치는 땔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많은 분들이 리서치라는 덫에 잡혀 크리에이티브한 UX를 생각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리서치는 어떠한 주제에 대해 실제 조사를 하는 행위로, 가능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동입니다.


사용자로부터 문제로 보이는 행동의 공통분모를 찾고, 이를 개선하도록 정리하는 방법들. 이제는 빼어난 디자인 시스템들이 나오고, 시스템에 맞춰 디자인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UX 분야에서 디자인을 하며,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를 잊고 살고 계시진 않나요?


또한, 학생 입장에서는 실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UX를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하는 서비스 프로덕트, 게임이 아니라면,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그래서 업계와 학계를 병행하며 탐구하던 에피소드와 나름의 방법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Danny, H. (2016). Reducing Cognitive Overload For A Better User Experience. https://www.smashingmagazine.com/2016/09/reducing-cognitive-overload-for-a-better-user-experience/?utm_source=mybridge&utm_medium=blog&utm_campaign=read_more


Roto, V., Law, E., Vermeeren, A., & Hoonhout, J. (2011). User experience white paper. Bringing clarity to the concept of user experience. Result from Dagstuhl Seminar on Demarcating User Experience. http://www.allaboutux.org/files/UX-WhitePaper.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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