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UX 탐구생활의 시작합니다 2
낮에는 UX 디자이너로 실무를 하고, 밤에는 학자로서 살아가는 7년의 기간 동안 고민을 한 것은 20대 반짝이던 생각과 크리에이티브를 UX 디자인 분야에도 적용할 방법이 없을지였습니다. 학생 때처럼 공모전을 위해서 디자인한 컨셉으로 말랑말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결과물은 만들 수 없을까?
그 해답은 논문을 그렇게 써가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어도비, 레드닷, iF, ADC 등 굵직한 디자인 어워드에서 여러 차례 수상을 했던 경험에서 스토리텔링은 중요한 전략이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읽던 인문학 책들 사이에서 찾은 방법은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도록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논문이나 공모전에서 기존에 없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평소에는 지나치던 것들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자 소재에서 공감대도 형성되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저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 속 소재를 다른 관점으로 보며, 이를 이야기로 만들기 전에는 그저 지나치는 의미 없던 소재에 불과할 것입니다.
UX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분야입니다. 그러하니, 우리가 평소 경험하며 지나가는 평범한 '보편성'을 다른 이야기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이러한 힌트는 '나무위키'에서 얻었습니다.
나무위키는 하나의 소재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특히 공신력 있는 자료 외에도 여러 잡지식과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이 한번 들어가면 다른 지식으로 타고 타고 넘어가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생각해 봤습니다. 어릴 적에는 ‘이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먼저 세우고, 문제를 해결을 위한 디자인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UX 디자이너로 일을 할 때는 주로 리서치를 통해서 반복되고 공통되는 분모를 찾아서 이를 문제로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저는 이를 연역법과 귀납법의 차이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귀납법은 귀납법에서는 가설을 먼저 가정하지 않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반복되는 유형을 발견하도록 접근합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방법 : 특수한 사실, 개별적 현상 -> 일반적 원리를 이끌어 냄
(2) 절차 : 관찰 -> 경험의 일반화 -> 이론/가설
마치 UX 디자인 업무와 같지 않나요? 리서치를 통해 확인한 여러 현상과 데이터에서 공통된 원리를 찾았으나, 그 원리가 사용자를 편하게 할 것이라는 참이란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저는 UX 디자인을 연역법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연역법은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일반적인 전체로부터 결론을 유도하도록 접근합니다.
(1) 방법 : 일반적인 현상으로부터, 특수한 규칙을 이끌어 냄
(2) 절차 : 가설 -> 조작화 -> 관찰 -> 검증
이렇게 될 경우,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우선시되지 않으니, 크리에이티브한 상상을 먼저 하며 가설을 세우고 이를 뒷받침할 내용을 빌드업(build-up)할 수 있지 않을까요.
UX 디자인의 본질은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리서치로 도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방향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올바른지 검증을 해야겠죠. 저는 논문으로 이러한 UX 디자인 분야를 접근할 때, 연역법으로 접근해봤습니다.
이러면 재밌지 않을까? 이 중에 더 좋은 소재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호기심과 의문으로 시작된 가설로, 이를 뒷받침할 이론을 빌드업해 갑니다. 정리하다 보면, 정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무위키 글처럼 됩니다. 가설에서 제시된 소재와 관련된 이론, 사회적 현상, 시장이나 기술적 현황 같은 공신력 있는 글로 말이죠.
논문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론 -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구조입니다. 추상적이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니,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A. 가설
'만일, A가 B를 ㅇㅇ한다면, C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AI가 사투리를 구사한다면, 친밀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예상되는 결론 : 친밀감처럼 사용자 심리에 영향은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B. 이론적 배경 (키워드 3가지를 정하여 빌드업)
(1) AI : 인공지능을 뜻하며, 선행연구에서는 의인화가 잘 될수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론>
(2) 사투리 : 전 세계에 공통된 문화이며, 대표적으로 한국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및 '북한'의 사투리가 있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영어에 차이가 있다. 일본에는 '칸토'와 '칸사이'사투리에 차이가 있다. <현황 분석>
(3) 친밀감 : 공통된 사투리를 구사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친밀감이 형성되며 대화 빈도를 높인다. <이론>
사투리가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보편적 사실입니다. 딱히 재미있는 소재가 아니겠죠. 근데, AI가 사투리를 구사하면 어떨까? 사용자는 자신의 출신지 사투리를 구사한다면 보다 친근하게 느낄까? UX 디자인의 소재로 충분히 만들어보고 검증할만하지 않나요?
논문은 어떠한 주제에 대하여 논리적이고 학문적인 결과를 일관되게 정리하는 글입니다. 저는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객관적인 아웃풋을 만들어가는 UX 디자인하고 논문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논문이 어렵다 느끼신다면, 한 번쯤 작성해 본 분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거나 처음 접근하는 디자이너에게는 크리에이티브와 다소 거리가 있는 딱딱함 때문이겠죠. 그래서 처음 생각과 마무리되는 글은 차이가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유명한 밈도 이를 이야기하고 있고요.
많은 UX 관련 서적들이 리서치 방법이나 이론을 딱딱하게 전달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말랑말랑한 콘셉트를 논리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포맷으로서 논문을 접근하여, UX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방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프로덕트 디자인 채용공고에서 신입을 경력 3년 차로 채용한다는 글을 보신 일이 많으실 거예요. 이러한 상황에 고민이 많은 학부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는 3년 차 경력이 없어도 그에 준하는 능력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보다 논리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보이기에 대학생 학술대회의 논문 작성이 도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문장 구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처음 연구 논문을 접하게 되면, 아는 지식을 다 이야기하고 싶고 어려운 문장으로 구성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최근 사회는 카카오톡, SNS를 통해 짧고 간결한 문장과 슬랭어,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는 사회다 보니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들어 부담을 느끼게 된 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서 떠들어대는 '쓸모 있는 사람'은 반드시 쓸모없으며, '쓸모없는 사람'은 반드시 쓸모 있는 사람입니다. - 박지원의 <영대정잉목>
논문을 통해 글을 쓰며 느낀 것은 세상에 정답은 없고, 해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 없거나 평범한 키워드가 빛이 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는 생각이 곧 말이고, 말이 곧 글이라고 했습니다. 즉, 여러분이 생각한 키워드는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느냐가 좋은 글로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 시대가 아닌 현대 사회에서, 제가 느낀 좋은 방법은 단문을 많이 늘리고 쉬운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논리적인 글에서 단문은 그저 짧은 문장이 아니라,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 있어 뜻이 담기는 담백한 문장을 뜻합니다.
복잡한 문장일수록 강조하고 싶은 문구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독자입장에서 자랑으로 느껴지거나, 아는 지식이 부족한데 너무나 전문적 용어를 어렵게 풀이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은 쉽고 재미있게 읽힐 수 있습니다. 빼어난 학자일수록 아는 것을 쉽게 전달한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려운 지식과 정보를 쉽고 간결히 전달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1타 강사’가 되는 거겠죠.
아인슈타인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당신 할머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이해한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논문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관념을 잠시 내려두고, 쉽고 간결히, 흥미로운 (공신력 있는) 잡지식을 이어간다면 어떨까요?
유시민.(2015).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생각의길:파주
유시민.(2016). 유시민의 공감필법: 공부의 시대. 창비: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