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UX 탐구생활 시작합니다 3
삼성전자에서 UX 디자이너로 10여 년간 근무를 했습니다. 이러한 디자이너 임직원도 신입이었을 때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계열사 임직원들과 함께 신입 교육을 받게 됩니다. 신입 교육에서는 회사의 역사와 회장님의 여러 미담과 이야기를 교육받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용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 일화와 '업의 본질'이었습니다.
1980~90년대, 삼성전자 제품은 해외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2달간 해외를 돌면서 임직원에게 이대로 가면 회사가 망한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과정 중,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서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거론된 일화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니 1993년에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통찰력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앞으로 세상에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집니다. 개성화로 갑니다. 앞으로 개성을 어떻게 하느냐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또 다른 업의 본질 이야기는 업무의 특성을 파악하여 도출한 핵심 요인을 바탕으로 한정된 가용 자원에 역량을 집중하는 내용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업무 파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직원들에게 ‘업(業)의 개념’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키며 달을 보라고 외치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만 쳐다보면 어찌 되겠는가? “
McKeown은 지속적인 성공을 바란다면 무조건 노력만 하는 습관을 버리는 ‘최소 노력의 법칙’에 대하여, 노력은 성과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본질에 집중하는 '에센셜리즘'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돌던 빌 게이츠가 게으른 사람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면 쉬운 방법을 찾아낸다는 내용의 밈이 돌았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UX를 제대로 이해하며 업무를 하고 있을까요. 학교에서부터 실무를 통해 성장하며 리서치와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본질보다는, 남들이 하고 있거나 책에도 나왔기 때문에 무조건 리서치만 해야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최근 10~15년 간 UX 디자인 분야는 애플의 스큐어모피즘, 플랫 디자인과 UI 구조를 모방하며 디바이스 화면에 들어가는 디자인을 UX로서 보았고, 온라인 서비스가 중요시되며 A/B 테스트가 트렌드처럼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인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증진시키고, 즐겁게 만들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본질이 아닐까요?
업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프로덕트 디자인에 집중해 봅시다. 코로나 팬더믹이 시작되는 2020년, IT 테크업계의 UX 분야의 변화는 이전보다 조용하고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비대면 서비스가 재택근무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우리의 업무 방향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된 직업이 ‘프로덕트 디자인'입니다.
디자인 활동이 긴 사람들일수록, 프로덕트 디자인을 산업 디자인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덕트(product)를 하나의 오브젝트(object)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근무하던 마지막 시기에 프로덕트 디자인을 이야기하면 UX 디자인을 하는 젊은 세대는 온라인 서비스의 한 부분을 의미하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시대가 지난 선배분들은 제품, 산업 디자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처럼 아직까지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해서 서로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까지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업무가 생소하며, 이론적으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하여 정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일경제(2022)는 페이스북 UX 리드 디자이너 송민승의 인터뷰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하나의 상품으로써 프로덕트라 하고, UX보다 하위 개념이며, 시장에 출시한 뒤 고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서비스를 출시하는 업무로 정의했습니다. Mobiinside(2017) 기사에서는 고객, 비즈니스, 기술을 연결하는 브랜드, 사용자 경험, 플랫폼 요인의 교집합에 프로덕트가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 IT(2021) 기사는 사용자의 불만과 니즈를 파악하고 직접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 사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담당하는 업무라 했습니다. 이선주(2022)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고객의 반응을 직접 추적하고 수집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과거 심미적 표현하는 디자이너가 데이터 분석, 기획까지 포괄적으로 업무 하는 분야라고 했습니다.
박종민(2021)은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의 탐색, 정의, 설계, 전달 단계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은 모든 단계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업무라고 했습니다. 이를 정리하면, 프로덕트 디자인은 가설을 세우기 위한 탐색, 기획, 문제 정의와 문제 개선을 위한 디자인, 검증 후 전달까지 모두 담당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종합해 보면, UX와 UI를 모두 필요로 한다는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이 옳고 그른지 검증을 하여 시장에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업데이트까지 담당해야 합니다. 몇 해전, A/B 테스트가 UX 디자인의 트렌드처럼 거론되었습니다.
이직을 하기 위해서 본 면접에서 제조업 UX 디자이너면 A/B 테스트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질문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A/B테스트는 두 가지 유형을 비교하는 방법인 것을 모르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닐까... 정확히는 A 유형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B 유형을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이 되도록 검증하는 방법입니다.
이 당시, 퇴근 후 학교에서 UX 디자인 분야로 박사 연구를 병행하며 A/B 테스트 외에도 T-테스트, ANOVA로 검증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방법은 어렵든 쉽든 다 검증하기 위한 방법들 중 하나입니다. 처음 이야기 한 업의 본질로 돌아가서, 결국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위해서 혹은 서비스의 수익구조를 위해서 '검증'을 통해 올바른 디자인으로 개선하는 게 UX 디자인의 본질이 아닐까요?.
그래서 프로덕트 디자인 시대에서 UX 디자인의 범위와 우리가 하는 업에 대하여 한번쯤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제 UX 탐구생활의 본질은 크리에이티브해 재미있고, 들을수록 흥미로운데, 검증을 통해서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사용성과 사용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명을 하는 활동이라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데 흥미를 느껴 20대를 보냈다면, 직장인과 연구원을 낮밤 병행하던 20~30대는 다양한 연구를 해보고 논문을 쓰며 창작 욕구를 불태운 것 같습니다.
30대 중반이 넘을 시점, UX 디자이너로서 10여 년 근무하던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았고, 지금은 대학교 조교수로 강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강단에 서서 UX 디자인을 설명하며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어야 더 공부하고, 더 만들어 보는 게 아닐까 합니다. 20~30대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했던 것은 즐거웠기 때문이죠.
UX 탐구생활을 작성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시대에 맞는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리서치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반드시 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저 딱딱한 리서치와 디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크리에이티브를 우선시하는 연역법 접근, 그리고 탐구하며 이야기가 되는 논문과 디자인 아웃풋!
UX 탐구생활의 방법과 경험담이 석사, 박사과정의 분들께 연구가 재미있고, 나만의 생각을 펼치는데 도움이 되며, 학부생들에게는 UX 디자인 분야가 즐거울 수 있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럼, 제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UX 탐구생활 시작하겠습니다.
민윤기. (2020). 이건희의 말 - 지행 33훈과 생각이 녹아있는 천금의 어록. 스타북스:서울.
McKeown, G.(2014). 에센셜리즘. 알에이치코리아: 서울. (김원호 역)
McKeown, G.(2021). 최소 노력의 법칙. 알에이치코리아: 서울. (김미정 역)
매일경제. (2022, March). 삼성을 버리고, 실리콘밸리로 뛰어든 UX디자이너 송민승 연사의 이야기. https://www.mk.co.kr/news/fastview/10271138
요즘 IT. (2021, August).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뭐예요?. https://www.mk.co.kr/news/home/view/2022/03/283804/
이선주. (2022, January). 2022년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https://brunch.co.kr/@pliossun/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