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읽기를 앞두고 가장 기대하고 있는 점은, 바로 책과 관련해 참고할 정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고 했듯이, 출판사는 통상 한 권의 책을 팔기 위해 저자 인터뷰부터 각종 쪽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 독자를 오솔길 속으로 안내하곤 한다. 나 역시 이런 방식이 독서의 깊이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해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독립출판물은 오히려 독자를 텍스트 속에 풀어놓음으로써 기대감을 고양시킨다. 우리는 독립출판물에서 브랜드는커녕 소개글조차 없는 독립출판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출판사들은 오직 한 권의 책만을 발행하기 위해 단발성으로 조직되기도 했다. 그리고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예측할 수 없는 텍스트와 정교하지 않은 감성에서 비롯해,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우리는 어떤 부분을 선택하여 읽을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잠들어 있는 영감의 대지, 개척되지 않은 책들은 불모지가 자신 속에 오아시스를 감추고 있는 것만큼이나 나를 무척이나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