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든지 나 스스로 이루어 내는 것에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는 편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조금은 끈기가 있는 편이다. 참으로 시간이 많아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이에 시간보다는 돈을 더 쓰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는 돈이 아까워서 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내가 배우건 안 까먹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의 호스팅 백업 기는 나의 성급한 성격 덕분에 만 48시간이나 걸렸다.
사실 나는 홈페이지 백업 경험이 몇 번 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본지는 몇 년이 지났고, 지금 호스팅이 3년이 만기 되었으니 3년 전에 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가 삭제도 해보고, 백업도 해보고 다 해봤었다. 게다가 나는 백업 플러그인까지 깔아놓았는데 왜 그랬을까?
시작은 이랬다. 약속을 다녀온 4월 2일 밤 9시 반에 갑자기 호스팅을 결제했다. 생각해보니 포시즌 치앙마이 리뷰가 4월 10일이고, 호스팅 만료일이 4월 12일이었다. 체크아웃하고 호스팅을 이전하기에는 홈페이지가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될 것 뻔했다. 10일 이전에 호스팅 이전을 해야 하는데, 어차피 며칠 차이 날 거 그냥 시간 날 때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시간으로는 11시 정도면 늦은 밤이니까 사람들이 접속하지 않는 시간에 빨리 후딱 해치울 생각이었다. 그래서 일단 호스팅 4년짜리를 결제를 바로 했다.
사실 리뉴얼을 하면 이전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비용이 거의 50%가 비쌌다. 새로 구입하는 48개월짜리 호스팅은 할인도 많이 되고 약 1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 그래서 결제를 바로 하고 호스팅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이미 3월 말에 호텔 리뷰 작업을 마무리하고 글을 예약 걸 어두고 DB랑 백업 파일을 모두 압축파일로 다운로드하여둔 상태였다. 그래서 걱정 없이 호스팅 이전을 시작했다.
문제는 같은 회사인데, 이번에 결제한 회사는 호스팅 주소가 com이었고, 전에 호스팅은 kr이었다. 그걸 내가 간과했던 것이었다. ftp에 파일을 업로드하는데 5시간 정도 걸렸고(용량이 5GB였다), DB를 업로드해야 하는데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하니 자꾸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db업로드가 되지 않았다.
멘붕이었다. 삭제 업로드를 반복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날밤을 새고 아침 7시까지 이것저것을 해보다가 잠이 들었다. 이때까지는 내가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문제는 호스팅이 바뀌면 도메인 설정에서 네임서버 설정을 바꿔줘야 하는데, 같은 회사라 네임서버가 같은 줄 알았는데 달라서 결국 홈페이지 복구를 못하고 홈페이지가 오류가 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깨서 계속 안되어서 결국 호스팅 업체 담당자에게 메일로 DB파일을 보내서 업로드를 했다.
문제는 워드프레스가 설치된 상태에서 DB가 업로드되어서 워드프레스가 2개가 설치가 되었는데, 새로 설치된 워드 프레스만 보이고 업로드한 DB의 글이 하나도 안보였다. 처음엔 utf8mb4 문자셋 문제인 줄 알아서 그거에 대해서 막 검색해보고 ㅠㅠ 이게 왜 그런지 몰라서 저녁까지 또 검색해보고 질문하고 오류 떠서 다시 ftp파일도 삭제하고 5시간 걸려서 업로드하고, DB도 삭제하고 다시 업로드해보고, 또 오류 뜨고 ㅠㅠ 해결하고 나니 정말 쉬운 거였는데 정말 바보 같았다. 이 상황을 이틀간 계속 반복했다. 둘째 날 숙소에 동생이 놀러 올 때까지 나는 멘붕이었다. 수영을 하러 온 거였는데, 나는 수영하러 못 갔다. 이걸 해결해야 마음이 편하니까...
결국 그날 저녁 호스팅 업체에 문의해서 DB에서 테이블 이름이 wp가 아니어서 테이블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지, 아니면 ftp 들어가서 php 파일을 수정해야 하는 건지 몰라서 물었더니 후자라고 ㅠㅠ 나는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니다. 이런 파일을 편집이나 수정할 때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또 열심히 검색해보고 담당자가 알려준 대로 천천히 했더니 다행히 홈페이지는 보였다! 한데 뭔가 또 오류가 있는지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만 뜨고 다른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오류 메시지가 떴다. 이것 때문에 또 버벅대다가 결국 DB에서 수정하고, 홈페이지 어드민으로 들어가니 왜 문제가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사실 한 번 더 오류가 생기면 멘붕이 올 것 같아서 ftp파일 올리는 동안 무료 도메인을 새로 하나 만들어서 실험까지 해봤다. 홈페이지 형태만 보이게 ftp에 파일 대충 올리고, DB만 제대로 해서 글이 보이는지까지 테스트가 통과되니 너무 행복했다. 이제 홈페이지를 복구할 수 있겠구나...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나는 만 48시간 만에 이틀 후 밤 10시에 홈페이지 호스팅 이전을 성공했다.
첫번째, 내가 몰랐던 사실은 ftp파일에 이미 워드프레스가 설치가 돼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호스팅에 워드프레스를 설치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두번째, 이렇게 되면 새로운 DB가 생성이 되고, 전에 백업했던 DB를 업로드할 때 오류가 난다. 한데 이건 다시 삭제하고 업로드해도 오류가 난다.
세번째, DB파일은 압축파일이 아니라 압축을 풀고 sql파일로 업로드해야 오류가 안 난다. (이걸 몰라서 하루가 갔다)
네번째, 내가 업로드한 DB파일의 테이블 명이 wp로 돼있지 않으면 테이블명을 wp-config.php에 들어가서 편집 수정해 줘야 한다.
다섯번째, wp-config.php 파일에서 DB명, 유저명, 비밀번호를 수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냥 ftp에 백업 파일 다 올리고 나서 DB를 새로 만들고, 백업 DB파일을 업로드하고 wp-config.php 수정해주면 끝나는 거다.
정말 쉬운걸 이틀간 고생하며 돌아왔다. 호텔 리뷰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고, 사실 4월 3일, 4일 둘 다 리뷰글이 업로드되었는데 홈페이지가 마비돼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서 다른 채널만 일단 업로드 완료되었고, 홈페이지 복구되는 대로 URL 보내주겠다고 사과 메일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4월 4일 밤 11시에 담당자들에게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사실 그전에 업로드되었는데, 마침 그날 확인을 한 호텔이 왜 안 보이냐고 연락 와서 또 미안하다고 메일 보내고 ㅠㅠ
암턴 멘붕의 48시간이었다. 그래도 해결해서 기뻤고, 이제는 앞으로 wp-config.php 파일 수정쯤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시라도 저처럼 호스팅 업체를 바꿔서 홈페이지 이전을 해야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