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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아씨 Dec 10. 2019

풀바디 와인에 대하여

한국인은 정말 풀바디 레드가 취향인걸까?


달망에 오시는 많은 분이 '풀바디 레드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국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 사람들의 데일리 와인이 로제 와인이듯 한국인이 좋아하는 와인은 풀바디 와인이라고 말이죠


아무래도 소주에 익숙해서 와인도 센 걸 찾으시나보다-하고 말았는데, 이런일이 계속되다보니 어쩌면 와인의 매력을 제대로 접한 기회가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봄나물부터 가을 전어, 겨울 방어까지 사시사철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건 우리에게도 충분히 뛰어난 미각이 있다는걸 의미하니까요.


음식마다 다양한 풍미와 맛, 질감이 있듯 와인도 다양한 향과 질감이 있습니다. 바디감도 선호의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와인의 인상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중 하나일 뿐이고(심지어 풀바디 와인이 훌륭한 퀄리티를 보장하지도 않아요), 사실 와인의 매력이 더 잘 드러나는 부분은 코와 입으로 전해지는 '향기'에 있습니다. 향의 종류가 다양하고 깊을수록 와인이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10년, 20년 전보다야 일상에서 와인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나 아직 와인은 특별한 날 가끔 마시는, 분위기 있는 술에 가깝습니다. 그러다보니 와인의 참매력이나 와인을 둘러싼 오해들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오늘부터 만나는 손님께는 입으로 삼키기 전, 향을 먼저 맡아보라는 팁을 말해드려야겠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듯 와인을 마실때도 자연스럽게 향을 맡아보시라고요. 이 과정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자신의 진짜 취향을 찾게 되지 않을까요? 붉은 과일향이 나는 레드 와인, 또는 시트러스향이 강한 쨍한 느낌의 화이트 와인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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