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받 네
늦은 밤, 씻고 나서 화장대에 앉다가 갑자기 내가 전보다 행복을 많이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
거실에 있는 남편에게 말했다.
"오빠가 나한테 행복해지는 방법을 많이 알려준 것 같아. 나는 오빠 덕분에 더 행복해졌어!"
남편은 "우와~"라고 하고는 5초쯤 쉬다가 말했다.
"나도 자기가 좋아!"
나도 자기가 좋아..?
'나도 자기를 만나서 더 행복해졌어'가 아니고?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남편은 나를 안 만났어도 행복했을 거라고 말했다.
행복은 자기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그렇다.
무엇 또는 누군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아니다.
사건은 일어날 뿐이고, 거기서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는 것은 사람이다.
남편의 인생2회차 같은 대답을 들고,
나는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