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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May 24. 2024

우리에게도 아침은 와요

-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의 감상 기록

(BGM- 백예린 'Rest' /  김세정 '화분')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단어들 중에는

비유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서

그 단어를 보면 비유적인 의미가 마치 그 단어의 뜻인양

바로 떠오르는 단어들이 제법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침'이다



아침은 주로 희망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빛(환함), 시작, 누구에게나 온다는 것.




이 드라마에서 아침은 처음 이렇게 등장한다


내과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정신건강의학과로 근무지를 이동한 첫 날

수간호사(이정은)는 병동 이곳저곳을 소개해준다.


환자들의 자해, 자살시도의 위험 우려 등으로 다른 과 병동과는 다르게

정신과 병동만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다가 마지막에 덧붙인 말.




" 여기는 커튼도 없어. 그래서 다른 병동보다는 아침이 제일 빨리 와.


이정은 배우님의 포근하고 따뜻한 이미지가 정신과 병동의 수간호사 캐릭터와 너무 찰떡이었다




이 대사가 나에게 와닿았던 이유는 희망적이여서는 아니었다


아침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고, 희망이지만

누군가에겐 맞이하고 싶지 않은 순간(가볍게는 출근을 준비하는 직장인)이기도 하니까.


더해서 커튼이 없는 공간이라 아침이 제일 빨리 온다는 어두운 밤도 제일 빨리 온다는 말처럼 들려서.


그것은 어쩌면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맞닿아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침이 왔지만 여전히 어두운 밤을 지내는 사람들

빛나는 아침도, 어두운 밤도 어느 곳보다 빨리 찾아오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아침을 아침으로, 밤을 밤으로 마주할 용기와

그것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커튼이 필요하다는 생각.


그리고 그 용기와 커튼은 다른 말로 하면 함께하는 것.




정신과에서 이야기하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힘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마음이

고립감무망감(희망이 없음)이라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르고 문화가 달라져도

한 가지 변함없는 건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


혼자 살아갈 힘이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배려하며 서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도

함께 살아가는 삶이 되시기를.


그래서 때로는 어두운 밤이

아오는 순간에도

누구에게나 꼭 찾아오는 아침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잃지 않기를.


아침을, 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커튼이 있는 당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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