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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Nov 03. 2024

초보엄마의 육아일기

- 인생 50일차 아들 맘이 된 것을 기념하며

(BGM- 등려군 '월량대표아적심' (첨밀밀 OST))



육아일기

- 11/3 일 새벽 1시 11분의 기록


50일을 맞이한 우리 아들은 내 팔베개 품에서

2시간째 딥슬립중.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멈출 수 없어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휴대폰 노트에 기록중이다)


남편은 자다가 중간에 일어나는게 힘들다며

거실에서 부엌불을 켜놓은채 다음 수유 시간까지

버티다가 잠이 든 모양이다


원래라면 12시에 일어나 수유를 해야하지만

50일의 기적 혹은 엄마침대의 기적으로

아들은 5시간째-물론 통잠은 아니지만 아기침대에서

거의 혼자 2시간을 누워있는 기적을 선사하심-자는 중이다





태어난지 50일.


잠을 잘 못자서-아가도 우리도- 돌아보면

너무 힘든 날들이었다

(안아주지 않으면 채 5분도 못 자서 울어버리는 날들이

  한달 넘게 지속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아빠는 그저 마음으로

-엄마는 진짜 그저 마음으로, 아빠는 육아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의연하게 아기 울음에 대처함- 버티다가 결국

체력이 다해 지칠때쯤 구세주인 친정엄마 등장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금에 다다랐다 (손주 밥 지킴이인 할미 덕에 수유량을 충분히 늘려-150에서 180- 양껏 먹이고 푹 자는 지금의 패턴을 만든지 이틀째)




엄마랑 스무살 이후로 이렇게 붙어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24시간 일주일 넘게

지금처럼 있었던 적은 내가 기억하는 한 내 인생

에서 처음이란 생각이 들어 문득 놀랍다-


엄마와 함께한 지난 일주일은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으로 점철된 나날이었다(손주를 대하는 엄마를 보며 할머니인 엄마의 모습과 나를 키울때 엄마의 모습을 엿보는 듯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은 지금도 어떻게 정의내려야할지 모르겠다)


나의 엄마이자, 친구이자, 육아 선배이자, 등등의 역할을 너무나도 따뜻하게 해내주는 엄마가 1주일 일찍 내려가야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애써 쿨하게 가야되면 가야지라고 했지만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가지마 엄마 ㅠㅠ)




그리고 지금

밖에서 부엌 불을 켜놓은채-채 끄지 못한채-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남편에 대한

안쓰러움과 애틋함을 느끼며,


이제는 5시간 조금 넘은 수면을 마무리하는

아들의 분유를 타러 움직여야겠다,


50일의 기적을 맞이한,

아들 맘의 육아일기 끝.



남편과 눈맞춤하는 우리 아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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