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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Aug 03. 2023

낯설음이 가져다준 것들  
- 첫번째 이야기

3박 4일간의 교토/오사카 여행 중 교토에서 경험한 이방인의 기록 (1)

(BGM - Official髭男dism 'Pretender' / 성시경 '여기 내 맘속에')



'어쩌면 꽤 긴 글이 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만큼 저에겐 꽤 소중한 기록이 될 듯 합니다.

 여러분도 저의 길지만 소중한 기록에 어여쁜 마음으로 눈과 귀와 마음을 기울여주시길.'




최근 1-2년 사이의 나는 그랬다 (어쩌면 조금 더 전부터 그랬는지도)

익숙함의 향연, 일상의 반복, 그것이 주는 안정감과 지루함 사이에서 허우적 -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충만했으나 용기가 부족했고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지루하다며 불평불만하는 날들이 늘어갔다


생각해보면 그럴때마다 나를 버틸 수 있게 했던 것들 중에는 '낯설음'이 있었다

- 누구는 이를 '처음'이라 이름 붙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면,


- 콘서트(공연) 관람

(늘 마음속에만 간직했던 성시경(성발라) 콘서트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 느낌이란..
 하지만 그 뒤로 약 5년간 10번 이상 콘서트를 간 덕분(?)에 이젠 너무너무 익숙해진 것이 함정)
- 내 인생 처음 도전했던 파격적인 투톤 염색(탈색, 염색만 4시간 이상)
- 새로운 장르 영화 관람

(* 참고로 '피', '칼' 등이 나오기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수복치(개복치에서 따옴) 즉,
   극극극쫄보인 나에게 범죄도시2(최근 3도 섭렵함)를 영화관에서, 내 돈 주고 본다는 것은
   아주아주 낯설고도 엄청난 시도임)
- 그리고 여행
 
(최애 국내여행지 제주,강릉 - 강릉은 참고로 연 2-3회 방문한 적도 있음)



이러한 '낯설음-혹은 처음'나에게 가져다준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마디로 정리해보면 나에게는 '전환(Turning-point)'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은 남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기록하다보니 남편과 결혼이란걸 하게 되면서 나에게는 삶에 있어 '전환'점이 되었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남편은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전환'을 선물해준 셈이었다)


익숙함 = 편안함 = 시도하지 않음 = 늘 비슷한 일상의 삶을 살던 나에게

남편이 쏘아올린 -작거나 혹은 큰(사실 생각해보면 조금 큰, 큰, 더 큰, 더더 큰 정도였지, 작은 건 없었다)-

낯설음과 처음은

새로움이자, 약간의 불안, 그리고 시도, 다이나믹한 삶을 선사해주었다


그런 남편이 최근 나와  남편 스스로에게 선사해준 아주아주 큰 '낯설음(혹은 처음)'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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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해.외.여.행 !!!!!








시작은 그랬다


우리 부부에게는 작년 가을, 뜻밖의 축복이자 시련이었던 일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 부부에게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하지만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아주, 잘 정리되었다)


그 일은 우리 부부 사이를 더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고,

전보다 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했으며,

한편으로는 아주아주 신중하게 고민하고 계획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아주아주 신중한 고민의 끝에

올해 가을부터 다시금 계획을 시도해보기로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럼 가을 전에 우리 해외여행을 한번 가볼까'하고 가볍게 툭-하고 던진,

가능성만 가득했던 이 말은 씨앗이 되고,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 즉 현실이 되었다

.

.

.

.

.

.


우리의 생애 첫 해외여행은 일본, 그 중에서도 교토와 오사카로 정해졌는데

이는 해외이지만 너무 낯설지 않은 나라 중에서 추려진 2곳,


세부-여유롭고 움직임이 적은, 하지만 먹부림의 만족도도 적은 휴양지-와,

일본-바삐 움직이는 대신 먹부림의 만족도가 높은 관광지- 중 선택된 곳이었다



일본, 그러니까 교토와 오사카

-초심자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접근성이 좋은 곳이자 온갖 먹부림이 난무하는-여행은

순조롭게 준비되어가는 듯 했다

(철저히 내 기준이다. 준비의 95% 이상을 담당한 남편의 생각은 다를 것이다. 남편 고마워)


그렇게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어느덧 하루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D-Day.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우리는 아침 7시 반 비행기라 새벽 3시에 집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설렘과 기대, 그리고 걱정과 약간의 기분좋은 불안을 안고 우리는 새벽도로를 달려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 가는 길(Feat. 주말이 형-I Feel It Coming) / 그래요, 저 갑니다, 어디냐구요? 일본이요 ~~~~



그리고 마주한 일본의 하늘.

그리고 오사카-간사이 공항.



반가워, 일본아, 오사카야. 곧 만날 교토도-



그렇게 외국, 그러니까 일본에 첫 발을 디딘 우리는 설렘과 기대감에 흠뻑 젖어있었다

곧 마주할 우리 여행의 첫 위기가 다가오는지도 모른채.







제2터미널에서 제1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는 것도,

에어로플라자에서 환전 기계를 찾아 환전하는 것도 아주 순조롭게 흘러갔다

길치에 방향치인 나와는 달리,

한번 본 길은 소름돋게 잘 기억하는 남편의 든든함이 또 한번 빛나는 순간이었다 !



하지만 우리 여행의 첫 위기는 뜻밖의 순간에서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전 예매를 해놓은 교통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였다


우리는 교토역까지 '이코카-하루카 패스'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준비성, 계획성 만렙인 남편은 '트래블 월렛'을 통해 '이코카-하루카 패스'를 사전 예매해놓았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전예매내역을 보여주고 교통권을 발행하기만 하면 되는거였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트래블 월렛'에서 발행되는 신용카드는 2가지-모바일, 실물-였는데,

사전예매는 이 중 모바일 신용카드로 했고, 당연히 모바일과 실물 카드 번호가 동일할 줄 알았으나

아뿔싸, 카드 번호가 달랐던 것이다 !


우리의 교통권 현장 발급을 도와주는 직원은 남자분이셨는데(일드 '전차남' 주인공 스타일의 너드남)

안타깝게도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셨다

그때부터 시작된 파파고 번역기와 서툰 영어, 급한 마음에 튀어나오는 한국어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그러기를 15분-20분정도 지났을까

(체감상 30분 이상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 시간동안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직원분께서 예매 취소 및 환불하고 현장구매하기를 권해주셨고 (환불 절차 찾는 것도 진땀을 뺐다)


마침내,

눈물과 진땀 젖은 '이코카 카드'는 우리 손에 주어지게 되었던 것이던, 것이었다 !


오사카에서만 구매 가능한*  키티가 그려진 이코카 카드(당황한 와중에도 키티 이코카 카드, 놓치지 않을거에요)



키티 이코카 카드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키티 하루카 두둥등장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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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간 반쯤 달렸을까

드디어 교토(역)에 도착 !


교토타워를 마주하고 나서야 우리가 있는 곳이 교토임을 실감.  글자의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간접적인 상징물로 더 직접적으로 와닿고 경험하는 나란 사람. 역시 직설보단 은유 비유 !




낯선 일본 땅에서 마주하는 '교토'라는 한글이 어찌나 반갑던지 -

(일본 여행 내내 자주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아기자기하다'였는데,

그 생각의 시작점이 교토역의 간판 글이었다 :)


낯설음이 나에게 가져다준 첫번째,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에 대한 낯설음, 그리고 고마움이었다







교토 숙소. 친절하고 깔끔해서 다음에 교토를 방문한다면 또 묵고싶은 곳 + 교토의 신호등은 내가 교토에 또 오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큰 이유중에 하나였다 너무귀엽고 아기자기해 !



역에서 15분 정도 걸어서 우리는 교토-그리고 일본에서의 첫 숙소를 마주했다

남편이 야놀자로 예약을 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순간적으로 한국인 듯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야놀자로 일본 숙소 예약이 가능한게 너무 신기해서 오히려 익숙함을 느꼈던 것 같기도)



체크인이 15시부터라 우리가 해야할 첫번째 과제는 숙소에 짐을 맡기는 일이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숙소에 들어서자 친절한 호텔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개인정보 작성, 숙박세 추가 결제까지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대망의 짐 맡기기 과제(?)를 앞두고

나는 조금은 쑥스러운 듯한 미소로, 바디랭귀지를 장착해 호텔직원을 부르려던 찰나,

옆에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



"荷物を預けられますか"

(니모츠오 아즈케라레마스카)

* 사실 이 표현도 파파고의 힘을 빌려 기록한거라 실제 남편의 표현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 *



이 말에 호텔 직원은 환히 웃으며 '하이'라는 답변과 함께 짐을 맡기는 위치를 향해 손짓을 했다

우와- 하는 마음에 옆을 돌아 마주한 남편에게 엄지척+존경의 눈빛 발사.

남편의 노력과 준비성이 빛을 발한 순간이자

새삼 그런 남편의 모습에 또 한번 멋짐을 깨닫고 심쿵한 순간이었다


* 주의 - 저의 기록 곳곳에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많이 묻어날 수 있습니다 혹시 제 기록이 처음이신분들은 이전 기록 '칭찬의 장점화(化)'를 참고해주세요


늘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당연시되는, 익숙한 내 옆지기,

남편의 멋짐과 소중함이 새삼스럽게 고마움으로 다시금 다가오는,

낯설음이 가져다준 선물같은 순간이었다







짐을 맡기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는 길을 나섰다


신중한 고민 끝에 정한 우리의 점심메뉴는 '돈카츠' !!


우리가 가려는 식당은 교토역 쪽에 있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했는데

교토의 귀여운 신호등을 또 마주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슬보슬(실제로는 '추적추적'이었을지라도) 내리는 비 마저 완벽한, 교토의 거리였다



이번 일본여행에서  우리의 목을 늘 기분좋게, 촉촉히 적셔준 고마운 녀석과의 첫만남이었다 :)


걸어가는 길에 거리마다 자판기가 눈에 띄어

우리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마침 목도 마르고 마실 것이 필요했던 우리는

당당하게 '남바완(No.1)' 이라고 표시되어있는

녹차음료를 겟했다


이번 여행에서 남편은 엔화 지폐담당,

나는 동전을 담당했는데(ㅋㅋㅋ)

나의 담당역할이 처음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남바완 녹차와 함께 씩씩하게 걸어 마주한, 우리의 일본 여행에서의 첫 식도락 장소는

교토역 이세탄백화점 11층 포르타몰에 위치한 '카츠쿠라' !!

'Porta Sky Dining'이라는 식당이 밀집해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매장을 찾는데 꽤나 헤매었던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매장의 모습 -



교토 '카츠쿠라'  Porta.  웨이팅이 꽤나 있었다


체감상 2-3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어 자리에 착석했다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있어 메뉴 주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와 남편은 산겐돼지 히레카츠 정식, 유바말이 카츠, 감자고로케,

그리고 빠질수 없는 산토리 나마비루(생맥주)까지 알차게 주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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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제공되는 담배맛 나는 차.

한입 먹고 바로 포기;;

**TIP** 생수를 원하는 분들은 '미즈' 혹은 '오미즈'(차가운 물)를 요청하시면 되요 :)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나마비루.

3박 4일간 매 끼니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나의 나마비루 대장정의 첫 신호탄이었다 !

영롱한 산토리 나마비루. 너무 영롱한 탓인지, 가격이.. 와우. 하지만 그 맛은 너무나도 스고이...!




한정판 산겐돼지 히레카츠 정식. 그리고 유바말이 카츠와 감자고로케.

여기에 나마비루면... 말모말모

(참고로 돈카츠 소스는 2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본 소스가 취향저격이었다)


부드럽다, 입에서 녹는다 라는 표현을 음식으로 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음식들이겠군요



이곳의 메리트는 밥과 장국, 샐러드가 무한 리필된다는 점이었는데

나와 남편은 샐러드쟁이라 샐러드 리필을 요청했다


직원이 와서 '스몰? 미디움? 라지?' 라고 물어서

나는 수줍게 '라지'를 선택했는데 그 결과는.. 와우 (사진을 못남겨 아쉽다)

접시의 1/2이 양배추로 가득찬 그 풍경이란..


사실 말도 안되게 많은 양이라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산겐돼지 히레카츠를 먹다 순간 내가 돼지가 된 기분)


남편은 '미디움'을 요청했는데 그마저도 엄청난 양이라

순간 혹시 혐한이란 이런건가..라고 의심이 될 정도였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이 가게 특유의 유머임을 알게되었다


카츠쿠라 교토 특유의 유머의 산물인 많은 양의 양배추를 뒤로 한채,

일본에서의 첫 점심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새벽부터 서둘러 움직인 탓일까.

빵빵하게 차버린 배는 잊고 있던 피곤함을 데리고 왔다

더해서 제법 내리는 비 또한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숙소로 가서 그냥 쉬고싶다'라는 마음이 스쳐갔지만

뒤이어 '여긴 일본, 교토. 여기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오늘,내일 뿐.

휴식은, 잠은 한국에 돌아가서도 할 수 있어. 힘을 내자!'하며


우리의 교토 첫 관광지 

'후시미이나리 신사(여우신사)'를 향해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

.

.


낯설음이 나에게 가져다준 두번째는

늘 피곤함에, 상황에 무언가 하는 것을 미루던 게으른 내가 아닌

부지런히 움직이고, 경험하려하는 내 모습이었다




** TMI **

더해서 나의 컨디션을 세심히 살펴주는 남편 덕에 더 힘이 났던 것 같다

본인도 피곤할텐데... 나를 먼저 살펴주는 고마운 사람.

내가 더 부지런하게 살수 있도록 따뜻하고 든든하게 나를 지켜봐주는

'수 나무(성장하는 나를 지칭하는 말. 수(블리)+나무)'의 '필수영양분'.

내가 '수 나무'임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는 소중한 사람을 통해 힘을 얻는 내 모습을 다시금 발견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 나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빛이 나는 사람이었지(남편피셜)'

나에 대해 반짝반짝 빛나는 표현을 선물해준 남편은 그렇게 또 한번 반짝반짝 빛나는 경험을 선물했다)


이나리역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비 오는 교토의 전경.







이나리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으니 보이는 쨍한 주황빛의 건물들.

비가 와서 그런지 뭔가 더 운치있어보였달까.


비가 내려 속상했던 마음은 

비 내리는 후시미이나리신사 역의 감성을 마주하자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었다

('눈 녹듯 사라졌다'라고 쓰려다가 맘과 달리 너무 꾸며낸 말 같아서 수정함)


후시미이나리 신사 정문의 풍경. 한국어와 중국어가 난무하는 이곳은 교토, 일본데쓰-



신사, 그러니까 절 구경의 묘미는

(기)운을 점쳐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


설레는 마음으로 나 하나, 남편 하나

번갈아 우리는 우리의 (기)운을 점쳐보기로 했다



家內安全-safety of one's family. 우리 가족의 편안과 안전/온전을 빌었다


첫 스타트는 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함에다 돈을 넣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뽑은 나무막대기 -


결과는.... 

텅텅 비어있음


잉? 

알고보니 내가 원하는 Wish를

나무막대기에 적어 비는 것이었다





역시 꿈보다 해몽.

허무하지만 만족스러운

나의 (기)운 점쳐보기가 끝나고


다음은 남편 차례-!


남편은 우리가 예상한대로(?)

뽑기점을 제대로 잘 골랐다


남편의 (기운) 점쳐보기 결과는

末大吉 !

해석은 요약하자면, 

모든 것이 다 좋다 !



<왼쪽> 후시미이나리 신사의 상징물. / 빽빽하게 줄 지어 서있는, 걷다보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어딘가에 도달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른쪽>



<왼쪽>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찍은 한 컷. / 일본 포카리스웨트. 맛은 게토레이에 더 가깝다. 병마저도 귀여운:)  <오른쪽>



신사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내가 이렇게 시간을 내서, 절 곳곳을 구경한 적이 있었던가'


해외에, 일본에 왔다고, 시간과 체력을 써서 신사(절) 구경을 하는 내가 

참 낯설고, 살짝 웃기기도 하고(약간 자조적),


그러다 문득 '여기 왔으니 이런 경험을 해보는구나' 하며


이는 곧 '한국에서도 안하던걸 하네?' 라는 생각보다


지금 나는, 우리는, 

'일본, 교토의 문화를 경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그래, 나는 정말로 '지금-여기'에 있구나 라는 생각.


.

.

.


정말 그랬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많은 여행-국내-(남편을 만나고 더 활발해진)들은

늘 그 나름의 경험과 좋음이 있었지만


이번 일본 여행은 여러모로 나에게 참 뜻깊은 경험

-처음, 해외, 기록을 시작하면서 맞이한 여행 등등-을 가져다주었는데


이토록 정성스레 기록을 남기고 싶을만큼 

(너무 잘 기록하고 싶어 기록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 *작가의 변)

나에게 주었던 가장 큰 경험의 울림은,


그러니까 

낯설음이 나에게 가져다준 세번째,

바로 '지금-여기'에 있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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