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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Jul 22. 2018

맥도날드 두리안 아이스크림 먹어봄

쿠알라룸푸르 탐험대  ep.06

먹고야 말.았.다.

양파 맛? 가스 냄새?



"처음에는 이상한데 계속 먹다 보면 엄청 맛있대"

"고급 과일이래"

"그나라 사람들은 없어서 못 먹는다던데?"


가깝고도 두려운 이름 두. 리. 안.

두려운 과일이라 두리안인가? 넝담~ㅎ

한 번쯤 경험하고 싶었으나 두려워서 미뤄뒀던 과일.


말레이시아에선 현지인 친구가 있으니 두려움 버프가 좀 됐다. 내가 먹다가 못 먹겠으면 떠넘기면? 되니까.(라는 생각은 친구관계에 해롭습니다)


과즙이 숨가쁘게 흐르는 두리안을 먹으려고 하다가 과거 대만에서 겪었던,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던 일명 '취두부 사태'가 떠올랐다.


[취두부 사태] - 경험사전(2015.01 업데이트)

친구들이랑 가위바위보 져서 대만 오리지널 취두부를 한입 떠먹은 이야기.

말로만 들었지 진짜 '썩은 양말' 냄새가 날 줄은 몰라서 입에 넣자마자 퉅! 헛구역질한 이야기 ㅜ 미안했어 대만 친구들아...


그래서 이번엔 안전한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두리안 출하시기에만 맥도널드에서 판다는


한정판 두리안 맥플러리

맥도널드는 정말 대단해

비주얼은 이렇다.

소프트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두리안을 뿌려준다. 되게 간단하고, 두리안도 (외국인이 먹기에) 적당히 뿌려져 있었다고 봤다, 처음에는.

첫인상

가끔 백화점 마트에서 느꼈던 두리안 향이다. 이렇게 껍질 깐 두리안 향은 처음 맡아보는데, 살짝 코를 찌른다.

미세한 가스 냄새가 난다. 두리안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냄새를 가스 냄새라고 느낄 수 있겠다.

묵은 양파 냄새가 난다. 양파를 좋아하긴 하는데 많고많은 양파 중에서 물러터진 양파는 먹어본 적 없다.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딱 한입만.

3. 2. 1.

먹.었.다.

혀의 온갖 미뢰들이 두리안을 격하게 환영하는 모습이다.


한참 동안을 넘기지 못하고 입안에 머금었다. 절대 이상한 맛이라서가 아니라 맛이 어떤지를 충분히 느끼려는 의도였다.(눈물 쓱-)


맛 평가

냄새=맛

썩은 양파 맛이 났다. 썩어서 거무튀튀해지고 여기저기 물러 물이 찍찍 나오는 그런 양파맛.

파인애플 맛도 조금 난다. 두리안이 자기도 과일이라고 아우성대는 달콤한 향이 있다.


내 온 신경은 두리안이 아닌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집중하려 노력했으나, 두리안의 압도적인 맛과 향으로 바닐라 향은 그만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두리안 맛으로 못생겨짐. 역시 인간은 자기 입맛에 맞는 걸 먹어야 행복해지고 아름다워진다.

친구는 두리안 먹는 나를 보고 아주 행복해했다. 6년 동안 친구를 봐 왔는데 저렇게 자연스러운 웃음은 본 적이 없었다.


두리안을 먹어보고는 생각했다. 한국에 와서 김치, 청국장을 거침없이 도전하는 외국인(친구 포함)들이 정말 대단한 거라고. 심심한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서도 두리안을 격렬히 거부하는 곳이 있었다. 차이나타운의 한 오피스 건물 앞.


NO SMOKING 옆에 NO DURIAN

두리안과 담배를 같은 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달까?


하긴 그럴만하다. 두리안을 먹은 친구에게선 하루 종일 미약하게나마 두리안 냄새가 났으니까.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권귤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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