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일해볼래? "콜!"

미국회사 전화면접 후기

by 권귤


"Hello? This is Gil****. Are you Soo Yeon?"


오후 4시가 됐다. 방 안에 에어컨을 18도에 맞춰놓고 덜덜 떨다가 전화를 받았다. 추웠냐고? 아니, 넘나 떨렸다고!


외국 기업 첫 면접은 이렇게 시작됐다.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00265.... 싱가포르에 있는 'ㅂ 회사'다.

왼쪽 여자 예쁘네. 아참, 이런 대면면접은 아니었다. [출처: 위키미디아]



"떨지 마. 단지, 영어를 얼마나 하는지 보고 싶을 뿐이야.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면 돼. 한 30분 정도 할 건데, 괜찮지?"


면접관답지 않은, 사근사근한 말투다. 한껏 경직돼있던 명치가 스르르 누그러졌다. 이 멕시코 매니저는 내가 나를 소개하기 전,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이런 식으로 내가 내 경험과 의견을 말하면, 그 매니저도 똑같은 방식으로 자기 말을 해주는 패턴이 약 40분 동안 지속됐다. 매니저 말을 들으면서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힌트를 얻었다.


면접에 나오는 질문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를 시험해본다는 느낌보다는 이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겠다는 느낌이 강했다. 면접자가 편한 마음을 가져야 능력을 알아보기 쉽다는 생각을 하는듯했다. 그는 중간중간 자신이 경험한 한국 이야기도 들려주고, "캄사합니다" "남대문" 등 머릿속 한 구석에 깊숙이 박혀있던 한국어 단어들도 떠올렸다. (하 나도 멕시코 친구 있다고 자랑할걸...)


이 매니저는 싱가포르 이야기도 해줬다. "매일매일 더워. 엄청 습하고. 네가 지냈던 미국 버펄로와는 완전히 다를 거야. 그래도 괜찮지?" (아니, 괜찮고 말고요. 저는 나시티 입는 여름을 사랑하는 여자구만유. 거기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겠쥬?) "여긴 한국 브랜드가 엄청 많아. 이니스프리, 빙수, 블라블라... 사람들이 한국 꺼 엄청 좋아하더라" (하하. 네~ 저는 싱가포르 카야 토스트 먹고싶어유. 달콤달콤. 연유 많이 넣어주세용)


멕시코 아저씨랑 '약간 경직된' 수다를 떠는 느낌으로 43분에 걸친 전화 면접이 끝을 맺었다. 다음날 오전 10시, 한국어 면접으로 1차 면접은 끝인 난 듯 보인다. 한국어 면접은 15분쯤 걸렸다.


해방감을 표현해볼까요? 꺄>>ㅑㅑㅑㅑㅑㅑㅑㅑㅑ [출처: flickr]




이 싱가포르 직장은 말레이시아 친구가 소개해줬다. 건너 건너 지인인 티앤웨이라는 말레이시아인이 한 페이스북 그룹에 올린 공고였다. '영어 되는 한국인을 찾아요.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가요' 이 꿀 발린 공고를 '말레이시아인 학생 네트워크'에 올리다니.


경험치를 높인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지. 일단 '외국회사 영어면접 경험치가 +43 추가됐습니다' 축하합니다




영어면접 준비 팁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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