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2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체험수업
샤니가 태어난 이후로 당연 우리 부부의 최고의 관심사는 샤니의 '발달'이다.
천재아이, 영재아이를 바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
그저 우리의 샤니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해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는 것 이것이 남편과 나의 소박하지만 소박하지 않은 꿈이다.
사실 우리 부부는 말이 많은 편도, 에너지가 넘치는 편도 아니다. 한번 약속을 잡으면 그다음 약속은 아마 6개월 후쯤? 요즘 유행인 MBTI의 표현을 빌려봐도 앞자리가 모두 I인 엄청난 내향형 인간들이니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와닿았을 거라 생각한다.
찾아보면 장점도 많겠지만 적어도 아이의 발달 돕는 입장에선 우리 부부의 성향이 그다지 도움이 되는 성향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한참 모든 자극을 쏙쏙 흡수하는 0-3세의 아기에게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고.
샤니가 태어난 이후로 의식적으로라도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지만 노력과 함께 태워지는 건 우리의 정신(?)과 체력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하는 방식이 샤니에게 좋은 자극이 될까 늘 물음표가 따라오기도 하고.
물론 입을 꾹 닫고 아무 말 안 하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그래도 이왕 노력 쏟고 체력 부어하는 것이라면 좀 더 효율적이고 건강한 자양분이 샤니에게 닿았으면 하는 엄마 아빠의 맘.
그래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키워드는 지역명과 결합하여 '유아 방문 수업'.
수업을 받는 샤니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큰 목적은 유아 교육 전문가들이 아기의 잠재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배우고 일상생활에서 샤니에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수업방식을 체화시키는 것.
쓰고 보니 과외를 합당화 시키는 뭔가 변명 같다 이런...
'나는 극성부모가 되지 않겠다'라고 장담했지만 결국 만 9개월짜리 아기에게 과외라니, 나도 참 나네.
샤니야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래?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유아 방문 수업을 하는 가정이 많았고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인 것 같다.
여러 블로그의 후기와 카페의 경험담을 수집한 결과 우리가 선택한 것은 '쁘레네'이다. 처음에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ㅎㅎㅎㅎ라는 촉감 놀이 기반의 방문 수업이지만, 촉감놀이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의 열정 아래 이모님 표 촉감놀이를 충분하게 하는 상황이었고 우리의 주요 포커스는 언어 이기 때문에 '언어'를 바탕으로 여러 활동놀이들이 진행되는 쁘레네가 좀 더 끌렸다. 쁘레네는 이미 문화센터와 여러 조리원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있을 만큼 유명하더라. 또 나만 몰랐지..(맨날 나만 몰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상담문의를 남겼다. 금방 답장이 왔고 우리 지역에 수업 가능한 선생님이 계시는지 여쭈었더니 바로 답이 왔다. 나중에 선생님 연결 된 후 알게 된 것이지만 우리 아파트 바로 옆동에 사시네?
쁘레네가 더 좋았던 이유는 저녁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다른 방문 수업들은 보통 6시 이전에 마지막 수업을 하는데 쁘레네 같은 경우에는 좀 더 늦은 타임까지 수업이 있었다.
나는 직장에 복직한 복직맘이라 6시 이후에만 수업 참관이 가능한데 다른 수업들은 6시 이전 아니면 안 된다고 하여 정말 방법이 없으면 이모님 계실 때 진행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쁘레네는 저녁 타임 수업도 가능하다고 하여 이것 또한 맘에 들었고 체험수업을 받아보고 샤니와 선생님의 상호작용 그리고 선생님의 역량만 괜찮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진행할 마음이었다.
드디어 체험 수업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선생님을 기다렸다. 샤니는 감각이 조금 예민한 아기이다. 특히 청각에 예민한 스타일. 그리고 한찬 낯가림이 시작된 만 9개월 아기. 샤니와 선생님의 첫 만남이 어떨까.
낯선 선생님을 만나자 울먹울먹 한 울기 직전의 샤니, 그런 샤니를 배려하여 선생님은 조심조심 다가와주셨고 눈을 마주치면 아기가 더 놀랄 수 있다고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시며 아기에게 슬슬(?) 접근하셨다. 역시 전문가는 달라!
처음에는 내 무릎에서 달라붙어 있던 샤니는 선생님의 율동과 선생님의 언어, 선생님이 가져오신 교구들에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10분 조금 못돼서 궁둥이를 내 무릎에서 떼었다. 한껏 선생님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체험 수업의 주제는 촉감이었다.
공을 통통 튀겨도 보고 굴려도 보고 꺼내도 보고 만져도 보고.
색종이를 구겨도 보고 팔락여도 보고 찢어도 보고,
비닐로 바스락 소리를 내어보고 쥐어도 보고.
샤니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종이를 처음 찢어본 샤니가 찢는 행위를 기억하고 또다시 찢는 시늉을 한 것이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나도 잘할 수 있어'라는 인식이 종이를 찢는 행위에 강하게 반응한 것 같고 이런 느낌이 많아질수록 발달에 속도가 붙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행위들에 언어가 입혀지면 행위를 언어로 기억하게 되고 더 머릿속에 상세하게 남는다고.
체험 수업은 20여분 가량으로 짧게 진행되었지만 일상에서 어떻게 아기에게 자극을 주어야 하는지 선생님이 가이드해주셨다. 이쯤 되면 안 할 이유가 없지.
이렇게 샤니는 쁘레네의 베이비파티파티 과정 중 '쑥쑥 파티'에 입과 하였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본수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아주 많이 궁금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테지 기대는 조금만 하는 걸로.
샤니의 잠재의식 속에 좋은 기억이 많이 쌓이길 기도하며 엄마 아빠의 카드가 긁힌다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