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의 근무 체계

FTE (Full-time equivalent)

by Sophi Perich

<간호사가 아니신 분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미국 간호사를 염두에 둔 분들을 위해 한국의 병원과 완전히 다른 미국의 근무체계 즉, fte에 대해 설명하겠다.


미국의 병원에선 간호사들이 반드시 주 40시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호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정해 병원과 계약을 할 수가 있다. 만약 당신이 2주 동안 64시간 동안 일하는 걸로 계약을 했다면 64시간이 당신에겐 Full time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병원은 월급제가 아니라 시간제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1.0 fte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Full time, 즉 2주 동안 80시간(8시간 근무자 기준, 2주 동안 10일 일을 하는 것), 0.9 fte는 2주 동안 72시간(8시간 근무자 기준, 2주 동안 9일 일을 하는 것), 0.8 fte는 2주 동안 64시간(8시간 근무자 기준, 2주 동안 8일 일을 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0.6 fte 이상만 되면(2주 동안 6일 일을 하는 것) 병원에서 주는 의료보험 혜택이나 401K(노후연금과 비슷한 것이다.)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유나 아이들, 가족 구성원의 근무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병원에는 8시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과 12시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외래나 클리닉 같은 곳에선 10시간 근무자도 있다.) 선호도나 계약에 따라 8시간 근무자들은 Straight Night, Straight Evening 혹은 D/E, D/N로 근무를 하고, 12시간 근무자들은 대부분 D/N로 일을 하는데 밤근무를 선호하면 Straight Night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8시간 근무자들은 대부분 격주 주말에 일을 하고, 12시간 근무자들은 대부분 매 3주마다 주말에 일을 하게 된다. 12시간 근무자들의 fte는 0.9(2주간 6일 일하는 것), 0.75(2주간 5일 일하는 것), 0.6 fte(2주간 4일 일하는 것)이다.(12시간 근무자들에겐 1.0 fte는 없다. 1.0은 80시간 근무시간을 말하는 것인데 12시간 근무자들에겐 80시간으로 계약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그들에겐 0.9 fte 가 최대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과계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할 때 나는 12시간 근무, 0.9 fte, D/N였다. 그러니까 하루에 12시간 근무를 하는 사람으로 2주 동안 72시간, 6일을 Day와 Night를 번갈아 가며 일을 한 것이다. 즉, 한 달에 12일만 일을 하면 됐기 때문에 한 달 동안 7-8일, 길게는 10일 정도의 오프를 쉽게 받았었다.


IV 팀으로 옮기면서 모집공고 조건에 따라 8시간 0.8 fte(2 주간 64 시간근무)로 D/N 근무를 하다가 현재는 0.8 fte로 D/E 근무를 하고 있다. 즉 2주 동안 8일을 Day와 Evening 근무만 하는 것이다.


원한다면, 근무하는 간호사 수가 모자란 듀티를 pick up 할 수가 있는데, 8시간 근무자가 하루에 8시간 이상, 혹은 2주 동안 80시간 이상 일을 하게 되면 본인이 받는 수당의 1.5 배를 받게 되고, 12 시간 근무자가 하루에 12시간 이상, 혹은 1주일간 40시간 이상 일을 하게 되면 본인 수당의 2 배를 받게 된다.(한국의 업무 강도의 20-30%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Double(하루 16시간)로 일하는 것도 많이 힘들지 않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3시부터 일요일 나이트 근무, 그러니까 월요일 아침 7시까지는 Extra weekend 가 되기 때문에 추가수당 15 달러가 더 붙게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한 시간에 50 달러를 받는다고 치자. 금요일 Day 근무를 하고 Evening 근무를 Extra로 pick up 했다면, 첫 데이 8시간 동안은 매시간 50 달러가 되고, 오후 3시부터는 90달러 (1.5배의 수당에 주말수당을 합친 것)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한국에서 일을 할 때 일주일 휴가를 받고 싶으면 7일간의 휴가를 써야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무급휴가이기에 휴가 5일을 쓰면 일주일을 쉴 수 있는데 병원에서는 일주일 휴가를 쓰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절대 그런 일이 없다. 그래서 계획만 잘 세우면 자신의 휴가를 많이 쓰지 않고도 장기간 쉴 수 있다. 작년에 한국에 3주 동안 여행을 갈 때도 휴가 12일을 쓰고 27일을 쉬었다.


8월에 4일 휴가를 쓰고 11일을 쉴 예정이다.


한국처럼 수간호사에게 휴가가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연초에 연차에 따라 휴가 신청을 하게 되고 매달 근무가 나오기 전에 API라 불리는 컴퓨터 시스템에 자신이 원하는 휴가나, Unavailability(근무가 불가능한 시간)등을 입력하면 된다. 그 후엔 매니저(한국의 수간호사 같은 개념이다)가 승인을 하게 되고, 그 후엔 스케쥴러가 근무를 짜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병원에선 하루, 이틀의 개념으로 휴가를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저축을 하게 되는데 당신이 8시간 근무자라면 8시간을 쓰면 하루 오프를 받게 되는 개념이다. 그래서 위에서 처럼 4일을 쉬고 싶으면 당신의 휴가 32시간을 쓰게 된다. 병원마다 다 다르겠지만 현재 우리 병원은 PH(Personal Holiday, 그냥 Vacation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Sick(병가) 그리고 Vacation (휴가) 시간이 매 2주, 수당이 들어올 때마다 쌓이게 된다.



현재 내가 비축해 둔 나의 시간들. 그동안 많이 썼기 때문에 많지는 않다.


병가 같은 경우는 자신의 근무시간 2시간 전에만 전화를 하면 된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 같은 건 설명할 필요 없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전화를 받은 간호사도 물어보지 않는다. 그 후엔, 전화를 받은 간호사나 병동의 차지 간호사가 스태핑 오피스(staffing office, 미국에선 이 사람들이 스케줄도 짜고 Help need 문자나 전화를 한다.)에 알리게 되고, 스태핑이 전 병동 간호사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해 그날 데이나 이브닝, 나이트 인력이 부족하다는 도움 요청을 하는 것이다.


PH는 24시간 이상 쌓이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써야 하고, Sick과 Vacation 도 어느 시간 이상이 되면 쌓이지 않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연차에 따라 쌓일 수 있는 최대시간이 다르다.) 그리고 한국에서 처럼 Seniority 가 병원에 입사한 햇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일한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당신이 1.0 fte에 추가로 일을 더 많이 했다면 당신의 Seniority 가 함께 입사를 한 당신의 동료보다 올라가는 것이다.


등록된 노동조합의 규칙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현재 내가 일하는 병원은 이렇다. 연차에 따라 쌓이는 휴가 시간까지 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기에 생략하겠다.


아무튼, 이것이 미국 병원의 기본적인 근무체계이다.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한다고는 했는데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메인사진 출처: https://images.app.goo.gl/nGiimBZaLH4TF7G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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