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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Nov 23. 2023

아이와 SNS

소통이 필요해요. 




디엠, 페메, 카톡, 디스코드, 에스트 등등 요즘 아이들은 SNS로 소통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친구와 카톡 하는 재미를 알게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카톡을 하다가 SNS를 하고 싶어 한다. 만 14세가 안되었기에 부모님 계정을 부계정으로 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계정을 만든다. 게임을 하면서 소통을 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 모여서 수다를 떨기도 한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우누리, 하이텔, 천리안(모르시는 분들은 모뎀에 집 전화선 연결해서 PC통신이라고 불렀던 시절의 채팅앱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에서 밤을 새우던 때가 있었다. 채팅으로 얼굴을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느끼는 재미는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PC통신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어렵다. PC통신 내내 집 전화가 통화 중이고, 전화비가 엄청 나온다. 그래서 엄마 아빠의 눈을 피해  밤에 접속하여 새벽까지 이어지는 날이 허다했다. 전화비 나오고 엄청 혼나지만 밤이 되면 또 접속한다. 


아마 요즘 아이들이 SNS에 빠지고, DM을 주고받는 것이 비슷한 매력일 것이다. 요즘 SNS는 빠르고 현란하고 자극적이다. 볼 것도 많고 새로운 것도 매일 넘친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빠져들고 있다. PC통신과 SNS는 빠져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큰 차이점이 있다. 


PC통신 시절에는 온라인 소통의 재미에 빠져있지만 실제로 만나서 노는 것도  좋았다. 직접 만나서 같이 먹고 놀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함께 있는 시간의 재미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직접 만나는 것이 귀찮고 재미가 없다고 한다.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보다 서로의 피드를 느끼는 것이 더 즐겁다. 새로 산 옷을 입고 온 친구를 보며 "잘 어울린다 예쁘다"라고 직접 말로 칭찬하는 것보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다. 물론 다 그렇치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점점 많아지는 듯하다. 


만날 일이 있을 때 언제 어디서 몇 시에 무엇을 할 지 대화로 정하지 않는다.  "이따 톡 보내"라고 말하고 장소와 시간을 투표하기도 한다.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4명이라고 했다. 대화로 조율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생략된 소통이 늘어난다. 시간낭비 감정 소모 없는 결정방식이긴 한데 뭔가 아쉽다. 


서로의 삶을 SNS를 통해 알게 되고, 댓글과 DM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삶도 나의 삶도 점점 그렇게 되어 간다. 물론 이것도 좋은 점이 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잘 섞여야 한다.  


PC통신과 SNS의 가장 큰 차이는 직접 만나서 눈을 마주치고 표정을 보고 목소리 톤을 느끼는 아날로그 소통이 함께 공존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보인다. 



디지털 소통 시대에

아날로그 소통의 감동을 아는

아이들이었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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