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에 사는 친구들
뭐니 뭐니 해도 아마존을 들어갈 때 가장 기대되는 것은 정글에 사는 많은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을까일 것이다.
많은 곤충들과 야생동물들을 봤지만 생각 외로 나를 감동케 하는 것은 노랑나비였다.
노랗게 떼지어 있다가 화라락 순식간에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가는 노랑나비떼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치 내가 꿈의 오아시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모습은 사진으로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동물들에 관심을 두지만 사실 정글의 주인은 식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겨울을 경험하지 않고 1년내내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식물들은 행복해 보였다.
아무런 방해 없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사나운 야생동물들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대가 중요하다. 주로 어두운 때에 모습을 드러낸다.
악어들은 초저녁 어둑해질 때부터 활동하기 시작한다.
악어들의 반짝이는 눈들이 여기저기 보이다가 금방 물밑으로 숨어버리곤 했다.
아나콘다는 새벽녘, 환해지기 직전에 찾기가 쉽다고 한다.
우리는 새벽에 일찍 아마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아나콘다를 찾아 출발했다.
아직 해가 뜨기전 어두운 시각.
배를 타고 어느 정도 가니 이렇게 큰 호수와 늪지대들이 나온다. 이런 곳에 아나콘다가 산다고 한다.
이렇게 물이 낮게 깔린 습한지형에 아나콘다들이 산다
우리는 현지 가이드님을 따라 정신없이 걸었다. 땅이 온통 나무뿌리와 굵은 가지들로 덮여있어 걷기가 만만치 않았다. 사진 한 장 남길 틈도 없이 바삐 걸어야 했다. 현지 가이드님은 익숙하게 쉭쉭 걸어갔고 우리는 그 속도를 맞추느라 정신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무언가를 찾은 듯 속도가 느려졌다.
다들 사진 찍느라 바빴다. 가이드님의 말로는 충분히 배를 채우고 긴 잠을 자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했고, 살짝 만져봐도 된다고 해, 몇몇은 살깣을 만져보았다. 나도 만져 봐야겠다 다짐하는 순간 내 앞에서 만져보던 사람이 살깣을 세게 눌러보는 바람에 아나콘다가 움직여서 다들 혼비백산하고 달아났다.
여행하면서 저런 사람 꼭 하나씩 있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빨리 멀리 달아났다.
늦은 오후 모두 함께 배를 타고 물가로 가서 수영도 하고 마지막 단체사진도 찍고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내일이면 아마존에서 나가는 날이니까......
인터넷도 없이 벌레들만 보며 지낸 이곳에서 나가는 게 아쉬운 이 느낌은 뭐지 싶었다. 실제로 우리 일행 중 한 독일 여자는 며칠 더 남겠다고 결정하였고, 우리에게 밖으로 나가면 자신의 상황을 부모님께 연락해줄 것을 부탁하며 전화번호를 건넸다. (우리는 물론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 나오자마자 그 부모에게 문자를 보내 소식을 전했고 고맙다는 답장도 받았다.)
여러 가지 불편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자유로운 그곳. 아마존 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