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커피의 마을
아주 적은 정보로 계획에 없던 살렌토를 여행하였다. 콜롬비아에 왔으니 커피 농장이나 커피로 유명한 지역을 방문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말이다. 여행책자에서 추천한 Cafeteria로 유명한 지역은 Armenia와 Salento. 우리가 여행은 계획했던 곳은 "아르메니아" 였지만 도착해서 너무 실망한 탓에 하룻밤만 묶고, 바로 살렌토로 향했다.
역에 도착해서 예약해놓은 호텔방으로 가는 길에서 이미 우리는 살렌토에 반해버렸다.
우리가 묶을 호텔은 아늑하고 정갈했다.
문을 열고 발코니에서 바라본 밖의 모습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관광객들도 꽤 많았지만 아주 붐비는 정도는 아니어서 편안하게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이제 어딜 가도 관광객들이나 배낭여행객들은 있어서 피자나 파스타 같은 서양 음식은 흔히 찾을 수 있다. 이곳엔 때때로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는 유기농이나 채식 메뉴들도 찾을 수 있었다. 속속들이 찾아보면 깨끗하고 좋은 카페, 펍, 음식점들이 많아 우리를 즐겁게 했다.
이 마을의 하이라이트는 이 큰길 끝에 있는 계단을 따라 언덕 위까지 올라가 마을의 전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계단은 무지 많았지만 모두들 한번씩 걸어 올라가고 있었고 우리도 물론 올라갔다.
다음날 드디어 커피 농장을 방문하였다. 마을 입구에 있는 커피농장 방문 투어를 예약하는 곳에서 손쉽게 티켓을 살 수 있고, 거기서 알려준대로 정해진 시간에 사람들이 모이고 차가 와서 우리를 태우고 농장에 데려다준다.
사람들이 모이고 모두들 커피의 역사와 정보들을 들으며 커피콩을 직접 골라 따 보는 시간을 가졌다.
커피콩은 최대한 익은, 붉은빛을 내는 것을 수확해야 한다. 그 수확한 커피콩을 기계에 넣으면 저절로 껍질과 과육을 분리해낸다. 껍질과 갓 분리된 커피콩은 옅은 노랑과 연두색을 낸다. 참 여리여리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이 여리하고 새싹같이 부드러워 보이는 연두색의 커피콩이 볶아지고 나면 우리가 아는 그 커피콩의 모습, 강한 느낌의 진갈색과 검은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난 커피의 신 맛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곳에서 커피는 사실 과일의 열매이므로 신맛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신맛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하였다. 우리는 로스팅된 여러 커피 종류들 중에서 각자 선택한 커피를 끓여 맛을 보았다.
살렌토를 떠나는 날 우리는 시간이 남았고 뭘 할까 생각하다가 짚라인을 타기로 했다.
그 메인도로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짚라인을 탈 수 있는 곳이 있었고 사람도 많지 않아 약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탈 수 있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거라 긴장되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랴 싶어 용기를 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서서 이제 발만 띄면 되는 것인데, 약간 망설여졌다.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한번 더 마음을 다잡고 발을 떼자 앞으로 슉~ 미끄러져 나아갔고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정말 즐기면서 탈 수 있었다. 구간이 짧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 한 가지 재미있었던 일은 우리가 살렌토에 도착했던 날이 콜롬비아 총선이 있던 날이었고 그날은 나라 전체에 알코올이 금지되었다. 우리는 당연히 그 사실을 모른채 수퍼마켓에서 맥주를 사려고 냉장고를 찾았지만 냉장고들이 모두 자물쇠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았고, 호텔로 돌아와 직원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많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는 것을 줄이기 위하여 시행된 정책이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남미 사람들의 정열적인 성격을 실감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