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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Jun 25. 2023

편견 없는 사회를 꿈꾸며…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이 영화의 장르는 로맨스 멜로 코미디로 되어 있지만 내겐 사회성 짙은 드라마로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영화가 여전히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편협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의혹(?)과 멸시의 대상이 되곤 하는 게이와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므로.


여기 한 신혼부부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위장 결혼한 커플이다.  

이들은 각각의 삶을 지향하면서 따로, 또 같이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자신의 애인과 함께 장을 보다 다른 이들의 눈에 뜨이기도 했던 아내 역의 효진에 대한 소문이 그들이 일하는 병원 내에 돌게 되고, 소심하고 다소 이기적인 남편 역의 민수는 깊은 혼란과 죄의식에 휩싸인다.


그렇다고 커밍아웃을 할 만큼의 용기도, 그럴 의지도 없는 민수는 대신 사랑하는 애인과 외국으로 도망갈 궁리를 하던 중 자신을 사랑하던 게이 남자친구의 죽음까지 목격하게 되는데….


대다수 이성애자들의 정서에서 보자면 분명 불편할 수도 있을 영화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성애자들의 실체와 그들의 애로(?)를 외면할 수는 없을 터. 

그런 이유로 이영화는 사회의 편견에 맞서 힘든 삶을 일궈나가야 하는 소수자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나간

꽤 설득력 있는 영화로 내겐 느껴졌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또다시 내게 와닿은 것은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진실이 사라질 순 없는 법이라는 것과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아니 구태여 노력까지 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그저 그들만의 세상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 될 테니까) 그들의 삶 역시도 이해 불가한 많은 삶의 방식 중 하나에 불가할 뿐일 거라는 그것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들의 삶의 방식이 절대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그러니까 뭔가 옳지 않고 잘못되어 있는 그런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 여러 실험에서도 그들은 동성에게 사랑의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단지 육체와 정신이 조화롭지 못할 수도 있고 아니면 후천적 어떤 원인에 의해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그들이 현재 원하고 추구하는 삶이 다른 평범한 이들과는 다르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게다가 평소 타인의 삶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품고 있는 나로서는 단지 그들의 삶의 이력이나 여정이 궁금할 뿐, 이들에게 비호감적인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 어떤 편파적 견해나 냉소, 혹은 조소의 시선을 거두어들이라고 차라리 읍소하고 싶은 심정에 더 가까운 게 사실이다. 

또한 대다수와 다르다는 그 이유만으로 차별을 한다는 것은 물리적 폭력 그 이상이 분명하다 여기고 있고 말이다.


이상하게도 이 영화를 보면서 웃기고 흥미로움직한 대사들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왠지 모를 슬픔이 복받쳐 올라왔다.  그들이 웃고 떠드는 그 모습이 크면 클수록 애잔한 감성 또한 크게 솟구쳤다면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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