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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May 03. 2024

영양가는 없지만 달콤한 디저트 맛 같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 리뷰

김수현과 김지원 이 두 배우에 대한 인상은 그냥 예쁘다는 거다.

여기서 예쁘다는 의미는 물론 외모도 포함된 것이지만 그것보단 분위기를 말함인데, 일단 김수현 배우는 뜯어보면 특별히 잘 생긴 거 같진 않아도 뭔가 조화롭고 특히 외꺼풀 눈과 도톰한 입술이 매력적이라고 여겨지고 김지원 배우 역시 도톰한 입술로 쫑알대는 모습이 마냥 귀여워보여서다.


난 '해가 품은 달'이란 드라마는 보지 않아 거기서의 김수현의 매력에 대해선 할 말이 없지만 내가 좋아하던 또 다른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나의 해방일지'에서의 김지원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 그러고 보니 김수현이 출연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는 시청했었고, 거기서 미소년인 듯 청년인 듯 멋졌던 모습이 기억나긴 하지만 그 드라마는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활약이 더 도드라졌던 걸로 기억된다.

아무튼 내 아들과 조카와 동갑인 배우들이라 그런지 그냥 사랑스러운 눈길로 그들의 발전을 축하하고 응원하게 된다.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두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하는 드라마라서, 그리고 또 한참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라서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

유머코드와 멜로코드를 잘 비벼 만든 이 드라마에 대해 첨에는 마냥 호의적이었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속출한 적도 꽤 됐지만 그건 일종의 '오마주' 쯤으로 이해했다.

내가 한창 드라마작가 교육을 받을 때 이 드라마를 쓴 작가의 표절문제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던 걸 기억했지만 그럼에도 '작가'라는 무게와 반하는 '짜깁기의 흔적'으로 폄하하곤 싶지 않았다고나 할까?

또 다른 이유는 이 나이에도 나 역시 이 드라마에 빠져들어 주조연, 엑스트라 연기자들의 연기에 함께 미소 짓기도 하고 울분을 느끼기도 해서다.

거짓인 걸 뻔히 알면서도 빠져든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에 약간은 민망했고, 어느 정도는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많이 식상하단 느낌이 들었고, 과유불급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작금의 여성파워를 증명하듯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여와 남이 바뀐 듯한 설정부터 현실감 없고 개연성 부족한 서사에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출연자들의 연기력으로, 톱작가답게 특급 연기자들을 카메오로 등장시킬 수 있는 그 능력에 박수를 보내며 눈호강하는 걸 즐기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찝찝함이 뒤에 남겨졌다.


그렇게 마지막 회까지 다 보고 난 후의 내 느낌은 이렇다.

이 드라마는 옛 시절 뽑기나 솜사탕처럼 달콤하지만 영양가는 전혀 없는, 가격만 비싸고 보기만 어여쁜 마카롱과 같은 디저트 같다고.


사족 하나를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된 부분이 있는데, 드라마에서 등장한 독일의 '쌍수시성'은 내가 가 본 곳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내가 쓴 웹소설에 등장시켰던 장소였다.

불어로 '걱정 없는'이라는 뜻이 내 소설의 내용과 어울린다고 여겨 등장시켰는데, 결론적으로 이 드라마에서도 갖은 불운과 고초 속에서 둘은 해피엔딩을 맺었으니 딱 맞아떨어지는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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