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변명
요즘 통 삶이 시들시들하다.
며칠 전 큰 아이도 휴가를 위해 집을 방문했고(이건 기쁜 일임에 분명하지!), 일상에 큰 변화도 없는데(남편 드레싱으로 일주일에 3번 보건소 격인 CLSC 방문하는 것만 빼곤) 통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글쓰기도, 요리하기도, 운동하기도(그래도 꾸준히 혼자라도 수영은 가고 있다), 산책하기도 귀찮을 때가 다반사고 뭐든 심드렁하다.
이건 과연 나이 탓일까? 아님 계절 우울증 탓일까?
얼마 전부터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밀리의 서재'를 통해 책을 가까이하곤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읽는다고 말하기도 뭐 한 그런 정도다.
책을 읽으면 꼭 독후감을 남기던 습관도 몇 년 전부터는 시들해졌다.
어느 정도 명징하다 여겼던 머릿속이 뭔가 뚜렷하지 않고 뿌옇게 느껴졌던 그즈음으로 기억한다.
일명 'Brain Fog' 증상처럼 집중력도 떨어지고 기억력도 함께 떨어지면서 만사가 귀찮고 피곤하다는 느낌만 가득했다.
물론 나이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뇌피셜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 동생과의 갈등,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느꼈던 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대상포진도 걸렸을지 모르겠고.
무튼 계절 우울증의 증상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된 듯싶지만, 전반적으로 피곤함을 느끼고 귀차니즘의 포로가 된 건 확실히 나이 듦과 더불어 그런 이유가 확실해 보인다.
아! 빨리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면 좋겠다.
아니, 적어도 해가 좀 길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