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이탤리촌 '카페 이탈리아'

이제 방문이 일상이 됐다!

by 꿈꾸는 노마드

남편이 아픈 후 큰 변화가 감지됐다.

그전에는 식사 후 그다지 디저트를 찾지 않았었다(시어머니댁을 방문할 때 빼곤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아픈 다음부터 보상심리 때문인지 달달구리에 흠뻑 빠지다 못해 어려서부터 초콜릿 홀릭이었던 나를 압도하고 있다.

점심식사나 저녁식사 후 어김없이 디저트를 찾는데 내가 즐겨 만드는 마들렌, 바나나케이크 혹은 브라우니에 곁들여 초콜릿 쿠키까지 전혀 죄책감 없이 흡입한다.

평소 개인의 자발적 결정권을 신봉하는 나로서는 별로 말릴 의향이 없지만, 가끔은 당뇨 걱정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염증이나 암세포에 좋은 먹잇감이 당이라는 걸 알기에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심리적 요인이 분명 작동하고 있다는 걸 잘 알기에 말리기가 미안하긴 하지만 진정 남편을 위하는 게 어떤 걸까 갈등에 휩싸이곤 한다.

사실 인간은 살면서 끊임없이 선택권을 강요당하고 갈등하는 존재인데, 나이가 들어가면 걱정이 많아진다는 말도 있듯 요즘 사실 걱정 아닌 게 거의 없을 만큼 걱정에 휩싸여 있다.

홀로 계시는(동생이 함께 살지만 일을 하고 있고 어머니랑 언쟁도 종종 일어나 안심이 안 된다.) 어머니 걱정,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둘째 걱정, 손자 걱정, 남편과 나의 건강 걱정 등등.

몬트리올에선 보통 5월 중순까진 겨울로 치는데 이제 겨우 두 달 정도 지나고 앞으로도 5개월 반이나 남아 그것도 걱정이다. 휴!~


20251222_133225.jpg
20251222_133236.jpg
20251222_135855.jpg


그건 그렇고...

남편의 기분도 맞출 겸 사실 겨울이라 특별한 야외 활동이 없다 보니 주에 한 번 정도는 큰(?) 외출을 하는데 행선지가 주로 이탤리촌에 집중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몬트리올 이탤리촌 '카페 이탈리아'에 들러 카페 라떼나 카페 모카 혹은 아포카또에 디저트를 곁들이곤 하는데, 지난주 같은 경우엔 그곳 샌드위치가 유명하다는 말을 듣게 된 후 처음으로 프로슈토 샌드위치도 맛봤다.


20251222_131155.jpg
20251222_131312.jpg


난 유명 가게 샌드위치라고 해봤자 내가 만든 샌드위치와 별반 차이도 못 느끼겠지만 암튼 맛나게 본인 거 다 끝내고 내 거 반을 줘도 넙죽 받아먹는 남편을 보면서 기분이 짠하기도 하고 잘 먹는 아들을 보는 어머니 마음이 되기도 하는 다소 엉뚱한 기분에 휩싸였었다.

그리고 그쪽에 가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양념과 넛 등 다양한 음식 재료와 주전부리를 파는 '아나톨'도 방문해 이번엔 다른 때보다 더 많은 간식을 구입했다.

마치 남자들이 전쟁 후 전시품을 챙기듯 구입한 간식에 만족하며 기쁨의 눈빛을 살짝 비치는 남편의 모습 역시 날 짠하게 했지만 나름 슬기롭고 현명한 겨울살이라 여기며 애써 기쁨으로 대치했다.

근처 '장탈롱 마켓'에 잠시 들렀는데, 모두가 들뜨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까지 더해져 흥겨운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의중을 숨기지 않는 담백한 면모, 머리를 굴리지 않는 심플한 면모 등 남편과 내가 여러 모로 닮아있다는 걸 느낄 때면 역시 가장 편하고 친근한 베스트 프렌드는 서로지 싶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익숙하며 함께 익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20251222_140609.jpg
20251222_140614.jpg
20251222_140618.jpg
20251222_140812.jpg
20251222_141243.jpg
20251222_141251.jpg
20251222_141311.jpg
20251222_141341.jpg 근처에 있는 '마쉐 장탈롱'도 홀리데이 분위기로 이전보다 훨씬 들떠 보였다!


작가의 이전글이것도 나이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