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한 여인의 이야기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가장 어린 유대인 루트 클뤼거.
그녀가 세상에 꺼내놓은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말이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유대인이 공원 벤치에 앉는 것이 금지된 시대였다.
영화관에도 갈 수 없었고 베이커리에도 갈 수 없었다.
어린 시절 그녀의 기억은 학대와 굶주림만 가득했다.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수용소에 갇혀 살아야 했고,
몸에는 수인번호를 새겨야 했으며 죽은 사람들로 가득 찬 트럭을 마주해야 했다.
이 어린 소녀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저 유대인의 핏줄이라는 것 말고는..
참담한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 한 장 넘기기가 힘들었다.
끔찍하고 참담했던 그 시절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우리도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가 경험한 역사가 아니기에 함부로 입에 담을 수는 없지만
아마 그녀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짐작한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 힘들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현실에서도 그녀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날의 기억을 전해주고 있다.
한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록물로 남겨졌다.
인간이 인간을 잔인하게 학대했던 시절. 무엇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이런 끔찍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질문이다.
특히 여성이기에 당해야만 했던 성적 착취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나게 된다.
우리는 그런 그녀들에게 용서라는 단어를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뼛속까지 사무치는 그녀들의 고통과 원망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에 쉽게 용서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는 건 아닐까.
끊임없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 책의 원제 <Weiter Leben>는
'계속 살아가다', '(기억 속에) 살아남다', '(정신이) 계승되다'의 뜻을 담고 있다.
그녀의 고백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독자들의 가슴속에 큰 울림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