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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정 Nov 23. 2018

담백하게 산다는 것

나에게 너그러운 삶을 살아가는 법

한때 미니멀리즘에 취해 있었다. 어느 날 문득 방을 둘러보니 벽을 따라 사방으로
물건으로 가득 찬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래서 심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려 했다.
한창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비우는데 성공했지만 결국에는 다른 물건들로
새롭게 채워졌다. 역시나 나에게 미니멀리즘은 넘지 못할 산이었다.
넘지 못한 산에 미련이 남듯이 책 제목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겨났다.
담백하다는 것 맛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말인데 담백한 삶이란 무엇이지?
이 책에서 말하는 담백한 삶이란 감정과 관련된 태도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우리의 삶에서 불필요한 감정 때문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조언들을 해준다.
즉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내린 담백한 마음 처방전이다.
'담백한 마음' 이란 말이 참 좋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담백하다'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3가지 설명이 나온다.
1.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2. 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3. 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이 중 가장 먼저 나온 설명이 담백한 삶의 기준이 아닐까.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았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오미자와 같은 맛을 내는 삶이었다. 단맛, 신맛, 떫은맛, 매운맛, 짠맛.
파란만장까진 아니지만 결코 평탄치 못했던 시간들이 쌓여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서 담백한 삶이 유독 내 마음에 들어온 거란 생각이 든다.
산뜻한 맛을 내는 삶에 대한 동경 때문에 목차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는다.
나를 속박하던 마음에서 벗어나게 되면 타인에게도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여유가
분명 생겨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은 나를 괴롭히던 감정들에서 해방되길 원하는 내게 딱 맞는 처방전이다.
책을 덮고 내가 받은 처방전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생겨난 어긋난 기대와 욕심들. 그것들을 하나씩 지워버렸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자책하기만 했던 내 마음에 손을 얹고 토닥였다.
"괜찮아. 근데 더 이상은 실수하지 말자". 물론 완전히 너그러워지기는 힘들다.
개인적 일과 사회적 책임감, 인간관계 등 살아가면서 치열한 삶에 힘들어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담백한 삶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순간에 잠시 멈춰 서서 담백한 마음 처방전을 읽어보면 어떨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서,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할 나를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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