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워셔블 클린징 오일
산골의 봄은 생강나무꽃이 필 정도로 익었어요.
그 사이사이에 진달래가 피어 색상의 조화가 시작되고
여름으로 갈수록 올해의 유행색인 울트라 바이오렛이 가세를 합니다.
두 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봄꽃이 화사하고, 눈부신 것은
겨울을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 잘 버텨낸 자에게 주는 신의 소소한 선물이란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퍼플 아스파라거스 텃밭에 풀을 뽑아주고 내려와 워셔블 클린징 오일을 부랴부랴 만들었어요.
오늘 당장 쓸 것도 없을 정도로 똑 떨어졌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거든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귀농해서 이런 것도 만들고 다행이예요.
서울에서 여전히 직장다녔다면 여전히 더 갖기 위해 지금도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거예요.^^
시중에서 팔고 있는 클린징 오일의 대부분은 미네랄오일이 들어 있어요.
언듯 보기에는 미네랄이라는 말이 주는 긍정적 느낌 때문에 좋은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름만 그렇지 석유부산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아실 거예요.
집에서 먹고 있는 오일만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간단히 만들어 쓰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간단히 설명해 보겠어요.
준비물은 비이커, 고무주걱, 저울, 소독용 에탄올, 클린징 오일을 담을 용기,
저는 집에 있는 오일 중 동백오일, 유기농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포도씨오일, 미강오일이예요.
그리고 올리브 리퀴드, 비타민E, 레몬그라스 에센셜오일,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 티트리 에센셜오일
등이 마련했구요.
여기서 올리브 리퀴드는 올리브 오일에서 추출한 것으로
오일과 워터류를 유화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보습력도 뛰어나고 안전한 재료입니다.
여기서 잠깐!!!!!
너무 많은 준비물이 필요한 듯 보일 수 있는데 여기서 많은 오일이 필요한 것 같지만
단일 오일을 사용해도 무방해요.
코코넛 오일로만 만드는 경우도 있고, 포도씨오일로만 만들 수 있고,
물론 올리브오일로만 만들 수도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천연화장품이든 비누든 한 가지 레시피만 있는 게 아니예요.
사람의 피부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지요.
자기 피부성향에 맞는 오일을 택하면 정답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에센셜오일은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예요.
없으면 안넣으셔도 돼요.
최소한 필요한 것을 정리해 드리면
워셔블 클린징 오일을 담을 용기, 알코올, 식물성 오일, 올리브 리퀴드, 비타민E(방부제 대용)만
있어도 간단히 만들 수 있어요.
가정에 최소한 올리브오일, 포도씨오일, 카놀라유 중 한두 가지는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에 맞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럼 만들어 볼까요?
1. 소독용 알코올로 클린징 오일을 담을 용기와 비이커, 주걱 등을 소독합니다.
소독약을 뿌리고 5분 정도 둔 다음에 사용하면 좋아요.
2. 비이커에 오일을 계량합니다. 저는 동백오일, 유기농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포도씨오일, 미강오일을 총170g 정도 계량했어요.
3. 올리브 리퀴드는 총 오일량의 약15~20% 정도를 넣으면 됩니다.
4. 비타민E는 약 8g 정도 넣었어요.
5. 에센셜오일은 위에 준비된 것을 총20방울 정도 넣었어요.
6. 계량이 끝나면 충분히 저어줍니다.
이 천연화장품이든 천연비누는 피부타입에 따라 위의 재료들이
가감되는 것이지 이것이 정답이라 할 수 없어요.
용기가 허전해 보여서 마스킹 테이프에 클린징 오일임을
박아 넣은 다음 내가 좋아하는 빨간머리 앤을 붙여 주었어요.
여기서 팁 하나!!
비이커가 없으면 굳이 비이커에 계량하지 않고 소독이 끝난 클린징 오일을 담을 용기에
직접 계량해서 뚜껑을 닫은 다음 충분히 흔들어 주면 간편합니다.
천연화장품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아 유효기간이 보통 2~3개월 정도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만들어 놓기 보다는 적은 양을 만들어 빨리 사용하는 게 좋아요.
잘 아시듯 화장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지요.
그래서 클링징은 아주 꼼꼼히 하셔야겠지요.
그럼 사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말 그대로 워셔블 클린징 오일은 휴지로 닫아내지 않고 물로 씻어내면 끝이예요.
1. 적당량의 워셔블 클린징 오일을 손에 덜은 다음 얼굴에 가볍게 펴 바릅니다.
2. 그런 다음 약간의 물을 손에 묻혀 하얀 것이 생길 때까지 얼굴에 마사지를 한 다음
3. 미온수로 씻어내면 깔끔해요.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연비누로 한번 세안을 하면
사용감도 산뜻하고 부들부들한 피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내일은 서울에 있는 아들(지성)과 딸(약건성)의 피부타입에 맞는
워셔블 클린징 오일을 만들어 보내주려구요.
제가 이렇게나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우드버닝으로 나무에 그린 다음 색칠을 한 것입니다. ^^
비가 온다고 하더니
저녁부터 비가 오네요.
비가 오는 것을 개구리가 제일 먼저 반기는듯
개구리 소리가 어둠 속에서 그레고리안 성가보다
더 내 마음을 잠재워주네요.
역시 산골로 귀농한 것은
제 복인듯합니다.
오늘처럼 비오는 밤, 당신의 마음을 달래주는 자연친구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