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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Feb 08. 2018

해방풍 천연비누 만들기 재능기부

귀농 아낙의 귀농이야기

귀농하고 생긴 생활의 기쁨 중 세 가지를 들라면 글쓰기와 리폼 그리고 천연비누만들기라고

할 수 있어요.

글쓰기는 귀농 전에도 조금 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귀농하고 나서부터이지요.

그리고 리폼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손수 만들어 쓰기도 하고, 천연비누를 만들어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써본 분들이 판매도 하라고 등 떠밀어주어 판매도 하게 되었네요.     

저는 주로 cp숙성비누(cold process)비누를 만들어요.

100% 수제로 쇠비름효소천연비누, 어성초천연비누, 카렌듈라천연비누, 어성초맥주효모샴푸바를 만드는데 이곳 청정지역에서 나는 산야초로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울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울진가공센터’ 개관식에 쓸 선물용 해방풍 천연비누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이 있었어요.

그것도 500개 정도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봉사로 하는 일이라서 저는 흔쾌히 콜했습니다.

봉사는 언제나 사람을 들뜨게 하고 기분을 업시켜줍니다.     


이번에 울진군에서 농사 소득사업으로 해방풍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해방풍으로 천연비누를 만들게 홍보도 하고 선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500개 정도의 해방풍천연비누를 만드는 일이라 짧은 시간에 혼자는 시간 안에 맞추기가 힘들었지요.

제가 견적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해야 했어요.

재료와 각종 도구, 비누도장 등 모두를 사야 하는 견적부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맘이 맞는 세 분을 선정해서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함께 만들 나머지 세 분들도 비누를 만들어 보지 않아서 처음부터 알려주면서 시작했지요.  

   

집에서 울진농업기술센터까지는 거의 한 시간 정도 달려가야 하는 거리라 만만치 않았어요.

무엇이든 책임을 지고 일한다는 것은 두 배의 정신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3일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출퇴근하면서 꼬박 만들으니 총 670개 정도 나왔어요.


사실 MP비누에 도장 찍는 일은 어려워요. 잘 찍히지도 않고...

MP비누는 베이스가 어느 정도 굳었을 때 도장을 찍느냐 하는 것이 기술이지요.

조금 늦으면 너무 굳어서 도장이 잘 안 찍히고 팔목이 나가요.

또 도장을 너무 일찍 찍으면 덜 굳어서 형태가 망가지구요.

또 하나의 걱정은 MP비누는 도장을 찍어도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금박가루를 샀고 금박을 묻혀 도장을 찍었어요.     

모든 비누가 완성되고 비누선물박스에 초핑지를 깔고 비누를 넣으니 더 한 인물이 납니다.

기술센터 소장님과 담당 공무원들이 만족해해서 좋았어요.

봉사는 이런 맛에 하는 거잖아요. ^^     

(가운데 분이 울진농업기술센터 소장님, 그리고 양쪽 두 분은 함께 비누를 만드신 분들)

기술센터소장님도 포장을 도우셨는데 감탄사를 연발하셨어요.

3일을 잠시도 앉지 못하고 고생했지만 비누가 잘 나오고 도장까지 멋지게 찍혀서

너무 행복했어요.     


천연비누 만드는 일은 손편지를 쓰는 기분과 같아요.

편지쓸 때, 이 편지를 받아볼 사람을 떠올리면 한없이 행복해지는 것거처럼 비누만드는 일도 이 비누를 쓸 사람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면 입가에 웃음이 흘러요.

비누 만들어 본 사람은 이 기분 다 알거예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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