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봐버렸다

고요한 새벽에

by 이서울

신발을 봐버렸다

현관에 벗어 놓은 신발

심하게 울퉁불퉁하고 구겨진 신발

고생스럽게 생긴 신발

아주 반듯하게도 벗어놨다


그의 앞은 캄캄했다

어둠 속 길을

뒤로 도망치치 않고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두껍고 둥그런 두 발은

어느새 늘어난 신발이 되었다


지금

현관에 놓여 있다

자는 걸까 쉬는 걸까

물끄러미 있는 나와

무언가가 마주쳤다


나를 좀 이해해 줘

사실 이렇게 지쳤어


코를 골며 잠에 취해

신발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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