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의자를 놓지 않을거야

그게 나을 것 같아

by 이서울

원하는 밤이 있어

내가 꾸며 놓은 조촐한 발코니

나무 판자를 바닥에 깔아 놓은 그 위에

조그만 나무 테이블 그 위에

촛불을 켜고 글라스 가득 찐한 레드 와인을 담아와

낡은 문래동 철공소 지붕들 내려다보며

흐린 가로등 옆 골목 속 가장 어두운 한 지점에 대해

검푸른 밤 하늘에 그 어떤 별보다 더 반짝이며

매일 밤 날 부르는 빨간 십자가에 대해

너와 공유하고 싶어

알아

네가 함께 하지 못하는 건 의자가 한 개 뿐이라서지

알아 다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의자를 하나 더 놓진 않을거야

그건 너무 무서워

네가 없을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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