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진정한 탁월성과 사회적 통합

능력 개발의 철학

by sophia p

흔히 우리는 장애인의 '한계 극복'이라는 서사에 열광합니다. 청각장애인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시각장애인이 감각적인 사진을 찍어내는 모습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고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이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 장애 차별을 개선하고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요? 저는 개인이 지닌 고유한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굳이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려는 시도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탁월성을 추구하며 사회와 통합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단지 개인의 노력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와 상호 관계 속에서 더욱 깊이 사유될 수 있습니다. 존 롤스(John Rawls)가 '정의론'에서 강조했듯이,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정의의 바탕이 됩니다. 이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가 적극적으로 기회와 자원을 배분하여, 각자에게 내재된 재능과 잠재력을 온전히 계발하고 실현할 때 가장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함을 뜻합니다. 개인이 타고난 재능과 역량을 바탕으로 능력을 키워나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자율적이며,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물론, 도전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용기는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장애인에게 특정한 방식의 '극복 서사'를 강요하거나,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영웅적인 도전을 기대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롤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정한 대우 원칙을 해치는 일이며, 장애인을 동등한 주체로 보기보다는 비장애인 중심 사회의 감동적 소재로 소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통합은 결핍의 극복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는 데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장애인 개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역량을 쌓아 나갈 때, 즉 자신이 가진 강점과 재능을 탐구하고 개발하는 데 집중할 때, 그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사회에 대한 기여도 한층 더 의미 깊어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마르틴 부버(Martin Buber)의 ‘나-너(I-Thou) 관계’처럼 서로를 온전한 존재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진정한 상호 인식이 중요합니다. 청각장애인이 소리 예술가가 아닌 섬세한 시각 예술 분야에서 빛을 발하거나, 시각장애인이 사진작가가 아닌 탁월한 언어 능력으로 강연자나 사회자로 명성을 얻는다면, 이는 비장애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감동적인 극복'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강조한 ‘행위’처럼 각자가 공동체 안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펼쳐갈 때, 각자의 고유한 재능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고 당당히 인정받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장애 인식 개선과 사회적 통합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장애인이 굳이 '하지 못하는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개발할 수 있는 능력'에 맞춰 역량을 쌓아나가는 것이 개인의 진정한 탁월성과 행복을 실현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인식을 개선하며 포괄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데 더욱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빛깔로 빛나는 재능이 존중받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통합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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