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 이야기 17: '나의 완벽한 장례식'

가볍게 읽기 쉬운 책

by Sophie

주간 책 이야기 17 : '나의 완벽한 장례' BY 조현선

[가볍게 읽기 쉬운 문체, 다만 낮에 읽을 것.. ]

봄은 가장 밝지만 우울감 또한 대비적으로 높은 계절이라고 한다. 꽃들의 'Blooming'하면서, 긴 겨울을 버텨오다 따뜻해지는 날씨감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Blue-ming한 감정도 그만큼 세질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야외에서 책읽기에 좋은 날씨이지만 야외에서 읽는 건 그만큼 오래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럴땐 쉬운 문체에 속독으로 읽어도 내용이 들어오는 책이 좋은데, 그런 책으로는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꽤나 봄에 어울리는 책이었다.


주인공 나희는 스무살이 되며 학비를 벌고자 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새벽 2시만 되면 보이는 귀신으로 인해 시간대를 바꿔 근무하기로 하지만, 낮에도 찾아오는 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제목이나 귀신이 나온다는 등의 소재치고는 문체가 전문 작가업을 하던 느낌은 아닌지라 그렇게 무겁게 읽히지는 않는다. 내용도 꽤 드라마적인 주인공의 성격(오지랖넓고 밝으며 아빠와 열심히 살아가는-) 및 예측 가능한 우연한 만남과 인연들 덕에 한편의 청소년 드라마를 읽는 듯한(?) 느낌도 났다. 죽음이 나올수록 오히려 이렇게 일상의 얘기에 접해 풀어나가면서 우리의 평범하지만 그속에서는 각자의 고군분투가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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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다양한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나온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던 남자, 사업이 망한뒤 알코올 중독에 가정폭력을 하는 남편과 그의 아내와 자내,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는 청년대, 학비를 버는 학생, 작은 동네 철물점을 운영하는 아저씨 등... 우리가 현실에서 가까이 접해오는 인생들의 이야기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으면서 크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작가가 억지로 담지도 않아서 자연스레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귀신들이 죽으면서 세상을 당장 뜨지 못하고 주인공에게 부탁하는 것들로부터 생각해볼 수 있는 미련, 누구나 당장의 삶에서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운명에 어쩌면 세상을 바로 뜨지 못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과 나는 그렇다면 어떤 미련이 가장 크게 남을까에 대한 생각.


벚꽃이 활짝 만개한 봄의 날씨에 사람들의 웃는 얼굴과 사진찍는 모습들 사이에 앉아 이 책을 읽으면서는 더욱 마음이 따뜻해졌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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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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