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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 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

가나 출판사 / 한국 갭이어 대표 - 안시준 지음 / 294page

by 신미영 sopia

16개월 동안 39개국에서 안시준 저자가 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은 것들을 기록한 내용

" 자기 스스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며 보낸 시간은 인생을 알게 한다"


갭이어(Gap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위키 백과)


이 책의 저자 안시준은 사회적 혁신 기업' 한국 갭이어'의 대표이다. 그는 다양한 세상을 빨리 배우려고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다섯 번의 국내 무전여행과 일본 무전여행에서 자신감을 얻은 후 세계 여행을 시작했다. 16개월 39개국을 여행하는 동안 강도, 납치, 교통사고, 지진, 사기, 축구 폭동 등 사건 사고를 겪으며 멘붕에 빠지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며 인생의 지혜를 얻었고, 삶을 긍정하게 되었으며 성장하게 되었다. 세계 여행에서 돌아온 후 스펙을 쌓고 취직하는 대신에 친구들과 함께 한국 갭이어를 창업했다. 그리고 세바시에도 출연하고 각종 언론에 소개되면서 청년 멘토로 자리 잡게 되었다. 유튜브에 안시준 검색하면 여러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현재 한국 갭이어를 통해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인턴, 봉사, 여행, 진로 탐색 등의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국내와 세계를 가리지 않고 많은 곳을 돌아다닌다.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갭이어(Gap year)를 알리고 관련 프로그램을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일하고 있다. 저자의 직업을 부러워하는데 보통 여행과는 조금 다르다. 비행기와 버스, 기차, 배 등을 번갈아 갈아타기도 하고 약속이 늦어지거나 취소되면 몇 시간씩, 며칠씩 기다릴 때도 있다. 때로는 기다리다 지쳐 어딘지 모르는 길 위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심지어 남의 담벼락에서 와이파이를 훔쳐 쓰는 일도 있다. 여행은 편견이 심하고 고집 세고 오만하던 저자를 뿌리째 바꿔 놓았다. 유연하고 너그러워졌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여행을 통해 성장했고 행복해졌다. 저자는 자신에게 시간, 환경, 용기를 선물하라고 권한다. 그것은 여행을 통해서 가능하다.


안시준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장사하고 싶어 서울로 가출했다. 자유로운 성격의 저자에게 학교의 정해진 틀과 형식은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다. 성공한 사업가부터 사채업자까지 별별 사람을 다 만났다. 그러나 저자는 원하던 답을 얻지 못했고 한 달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흥미가 없어 다시 여행을 결심한다. 옷과 물, 소금 그리고 전국지도를 갖고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밥을 얻어먹고 수저 닦고 절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며 다녔다. 전에는 뻣뻣이 살아왔던 오기를 일부 내려놓게 되었다. 그러면서 매 순간 용기를 갖으려고 애썼다. 장마철에 여행을 다닐 때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아주머니가 라면을 끓여 준 일이며 바지가 찢어진 일도 있었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 같다는 말을 한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다. 힘들게 오르막을 만나도 어느 순간 내리막을 달린다. 평지다 싶으면 숲으로 이어지고 오솔길도 만난다. 지치고 힘든 여정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여행은 주관이 뚜렷하던 안시준의 가치관을 조금씩 바꾸어갔다.


저자는 첫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두 번째 여행을 계획하고 떠났으나 실패했다. 첫 번 여행에서 배운건 용기였고 두 번째 여행에서는 멈출 때를 아는 것이었다. 세 가지 원칙을 만들고 지키면서 성공했기에 저자는 당연히 성공하는 줄 알았다. 절대 굽힐 수 없는 자존심으로 열정을 불태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행복감은 사라지고 추위와 피로 , 배고픔을 피할 생각밖에 없었다. 화가 났으며 나약하고 무능한 자신이 미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다시 굳게 두 다리로 섰다. '여기까지다'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안될 때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고 마음을 짓누르던 무게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포기한 후에 오는 자유였다. 겨울 무전여행을 통해 새로운 도전이라도 불가능하다면 돌아오는 법을 익혔다. 멈춤은 포기나 실패가 아니고 또 다른 선택일 뿐이다.


일본 여행으로 배를 타고 후쿠오카 항구에 도착했다. 먹는 것과 잠자리가 중요했다. 무전여행이었기에 얻어먹으려고 일본 식당에 갔지만 말을 하지 못해서 굶게 되었다. 청소와 허드렛일도 거절을 당했다. 시식코너에서 끼니를 때우고 잠은 돌 위나 파친코에서 해결했다. 여행 중 외국인 남자가 꼭 안아 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프라하 존 레넌 벽 앞에서 노래하고 그림 그려주고 경비를 마련해 일본 여행을 오게 되었단다. 전에 여행하다 돈도 떨어져 전화조차 할 수 없을 때 그를 꼭 안아준 일이 있었다. 그때 무척이나 따뜻함을 느꼈고 마음이 편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 돌아가면 껴안아 주는 직업을 얻고 싶다고 했다. 스너글(Snuggle)은 '바싹 파고들다'라는 뜻으로 그대로 포옹하는 걸 의미한다. 세계인의 공통된 심리는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기에 위로받았던 것처럼 그 위로를 돌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오랫동안 열등감이 있었다. 대학에서는 술만 마셨던 날이 많았다. 그런 자신이 한심했지만 여전히 무엇을 할지 몰랐다. 그러다 게임에 빠졌다. 게임은 피드백이 빨랐다.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면 결과가 바로 나왔다. 게임에 몰입해 일등 했고 성취감을 느꼈다. 한때는 다이어트를 해서 주변 사람들 반응에 우쭐했던 적도 있다.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심취했다.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통제함으로써 결과를 얻어내는 패턴은 열등의식에 대한 보상이었다.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통해 저자는 다양한 삶을 보았다. 어떻게든 살아지겠구나 하는 편안함도 생겼다. 여행하면서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경험의 폭이 넓어지자 가능성의 폭도 커졌다. 유연함과 자신감도 생겼다. 인생 전체를 보고 굵직한 계획을 세우며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 끝에 세계 여행을 하기로 했다.


첫 여행지를 캐나다로 결정했다. 오로라와 로키산맥을 보고 싶어서였다. 비상금 200만 원으로 준비 없이 떠난 막무가내 여행이었다. 돈 때문에 청소부라도 하려고 했으나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쉽고 만만하게 보는 것에 언짢아했다. 할 수 없이 노숙자들과 생활하며 구걸을 했다. 그러다 밖에서 자는 일은 포기하고 저렴한 숙소를 찾았다. 바보가 된 듯했다. 투명인간 같았으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다. 도전은커녕 시도하는 일마다 실패로 돌아오는 캐나다에서 두려움이 엄습했다. 비상금은 떨어져 가고 돌아갈 비행기표 살 돈도 없었다. 앞으로 국제 미아나 불법 체류자가 될지 몰라서 불안했다. 자존심, 배짱, 고집도 완전히 깨져 버렸다. 어떻게든 살아야 해서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필리핀에 사는 친구가 숙식 제공해 줄 테니 와서 일하라며 비행기표를 보내 주었다. 필리핀에서 300만 원을 모았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다시 캐나다에 간다.


저자는 200만 원짜리 중고차를 사서 미국으로 갔다. 자동차는 남이로 가서 팔아 버릴 생각이었다. 여행은 순탄했다. 그는 미국에 가기 전부터 가고 싶었던 구글 본사에 갔다. 구글은 자유롭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서 갖가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비는 삼엄해 보였고 경비에게 부탁해 들어가 봤다. 전체적으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공간마다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를 지니고 있었다. 전체를 보진 못했지만 일하는 공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게기가 되었다. 여행의 좋은 점은 자신이 낯선 장소에 있다는 사실이다. 해방감과 거리낌이 없었다. 사막 위에 만들어진 도시 라스베이거스, 이 환상의 도시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웠다. 각종 쇼들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카지노 안의 공간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행을 통해 사라졌다. 여행이라는 것도 경험의 한계치 때문에 편협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세상을 배우게 한다.


콜럼비아를 거쳐 에콰도르에서 힘든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다. 페루 국경을 넘기 위해 폐차 직전의 차를 타고 마주 오던 트럭과 충돌하게 된다. 폭발을 피해 재빨리 내린 사이에 펑 소리를 내며 차가 날아갔다. 병원 이송은 없었고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른 버스를 타고 가서 확인 도장을 받는 사이 버스가 사라졌다. 짐을 버스에 다 두고 내렸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탔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려던 것인데 택시 운전수가 강도였다. 돈을 찢어서 날리면서 회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이 보이자 그는 사라졌다. 이밖에도 믿었던 버스 기사에게 협박을 당하고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범죄에 무관심했다.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저자가 위험한 일을 당하면서도 계속 여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험의 지혜가 있어서다. 그는 에콰도르를 떠나 칠레로 가는 버스 안에서 무사기원을 빌었다. 더 이상 위험한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페루에서 이 모든 걸 압도하는 사건을 만나게 된다.


마추픽추는 아껴둔 채 페루의 북쪽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그러다 어디서 인지 지갑을 잃어버렸다. 그래도 돈을 나눠 둔 게 다행이었다. 페루는 공용터미널이라는 개념이 없다. 버스 회사마다 터미널이 있고 버스 시간이나 가격이 달라 일일이 비교해 표를 끊어야 한다. 더워 죽을 것 같은 찜질 버스와 모래 먼지는 덤이다. 치클라요는 고대의 황금 도시로 엘로라도의 후예들이 살던 사막 도시다. 이색적인 물건을 많이 팔고 있었다. 저자는 페루 거리에서 느닷없는 총격전에 미친 듯이 뛰게 되는 상황을 경험한다. 칠레에서 8.8의 강도 높은 지진을 겪었고 그 여파는 참혹했다. 폭등이 일어나고 마트 창고까지 털렸다. 비행기 값이 한두 시간 만에 서너 배씩 올랐다. 네 배의 돈을 더 주고 버스 타고 칠레를 빠져나왔다. 칠레에서 겪은 지진은 삶과 죽음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칠레를 떠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으로 남미 여행을 계속했다. 하지만 남미는 극한 상태에서도 정신적인 여유를 누린 곳이었다.


저자는 유럽 여행에 스페인을 먼저 가게 된다. 기대에 차서 도착했지만 스페인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망과 아쉬움이 교차했고 이베리아 반도에서 짧게 머물렀다. 이탈리아로 갔고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이동했다. 돈이 떨어져 하루에 50유로를 받고 무슨 일이든 했다. 이탈리아를 떠나 독일로 갔을 때 구매대행을 했다. 주로 아토피 관련 제품이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알게 된 노하우를 몇 가지 알려 주었다. 그래서 그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 진정성을 갖고 부딪친다, 못하는 일은 솔직하게 인정한다.'와 같은 삶의 태도를 갖게 되었다. 저자는 무전여행을 통해 삶의 방향을 세우고 현재 하는 일을 찾긴 했지만 추천은 하지 않는다. 무모한 짓이며 제대로 볼 것도 못 보고 고생만 한다. 그건 여행이라고 할 수 없다. 자칫하면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위험천만한 짓이다. 충분히 공부하고 돈도 여유 있게 가져가는 게 제대로 여행을 즐기며 그곳에서 자신이 많은 것들을 경험할 것이다. 저자는 그 후에 그리스, 불가리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크로아티아를 거쳐 동유럽으로 이어졌다.


대학 4학년 말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갈등했다. 그러다 친구들과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사무실을 얻었다. '한국 갭이어'라는 상호명 때문에 상표권 분쟁도 겪게 된다. 거듭되는 실패에 사업 타이밍이 지나치게 빨랐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홈페이지와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난 시점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하면서 의외로 많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경험이나 실력, 돈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좋았다. 회사 갭이어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자는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안시준은 무식하고 치열하게 삶을 살았다. 무조건 벽에 부딪치며 문제를 해결하고 살았다. 안시준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시간을 갖으라고 조언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존재하는 이유와 변화를 꿈꾼다면 세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여행할 것을 당부했다. 진짜 자신만의 멋진 인생을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https://youtu.be/LF9Lso4bm2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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