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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Feb 06. 2024

영화 리뷰 - 《 시민 덕희 》

한국 드라마 / 감독 박영주 배우 라미란. 공명/ 113분

※ 스포일러 포함


1월 24일에 개봉되었고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다는 정보를 얻고 바로 남편과 함께 가서 봤던 영화이다. 요즘 사건 피해 중에 보이스피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숫법도 다양하고 교묘해져 느닷없이 사기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용감한 시민 덕희 역을 잘 해낸 (라미란 배우) 덕분으로 영화가 한결 재미있고 몰입감 있게 해 주었다.  우리 이웃 같이 수수한 라미란에게  찰지게 잘 어울리는 역할이다. 이영화는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 씨가 보이스 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내용은 주인공 덕희가 보이스 피싱으로 3,200만 원을 사기당했고 그 돈을 되찾으려 한다. 그러나 경찰은 다른 사건에 신경 쓰느라 지지부진한 수사를 하고 있어 주인공이 중국으로 가서 조직책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6년 중국 칭다오 봉제 공장을 했던 곳에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보이스 피싱을 운영하고 있다. 칭다오는 중국 맥주 이름으로 익숙한 이름이다. 그들은 수시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붙잡기가 어렵다. 처음에 그들은 고액 알바라고 속여 젊은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그리고 가두고 감시하며 보이스 피싱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들은 실적이 없는 사람들은 때리고 윽박지른다. 게다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협박을 하고 도망가지 못하게 다리를 부러 트리기도 한다. 행여나 이곳에서 도망치면 가족이 대가를 치를 거라고 해서 꼼짝없이 갇혀 지내게 된다. 가끔 보이스 피싱 문자를 받아 보면 번호가 상당히 길다. 이제는 오는 대로 바로 스팸 처리를 해 버린다. 한동안 휴대폰이 고장 나 맡겼다며 자녀를 가장해 돈을 부쳐 달라는 것도 많았다. 언제든 확인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시민 덕희(주인공)

덕희는 세탁소 화재로 대출 상품을 알아보던 중 거래 은행의 손대리로부터 합리적인 대출 상품을 제안하겠다고 전화를 받게 된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수수료를 요구한 손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모든 과정이 보이스 피싱이었음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은행에 찾아갔지만 손대리는 가상인물이었던 것이다.  사기 맞은 돈은 찾지도 못했는데 수사를 종결하려고 한다. 그래서 경찰로 쫓아간다. 그런데 그동안 덕희에게 돈을 뜯어 냈던 사기범 손대리 재민(공명)이 보이스피싱 조직책을 제보한다고 . 돈을 빨리 보내 준 덕희의 추진력이 좋다며 보이스피싱 조직을 잡아들이라는 것이다. 이건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손대리는 7월 14일 첫 번째 제보로 그들의 인터넷 주소를 알려 주었다. 중국 춘화루 부근 칭다오에 갇혀 있다고 구해 달라고 했다. 덕희는 피해자를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돌렸다. 여러 피해자들이 있었는 데 심지어 은행 직원도 있었다. 보이스 피싱은 대부분 외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그래서 말단 조직원을 잡아도 총책을 잡기는 어렵다고 한다. 제보는 있었지만 주소도 이름도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덕희는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딸 둘을 차에 놀게 두었는데 그게 문제였다. 어린 자녀들을 라커룸에서 재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센터에서 신변보호를 목적으로 두 딸을 데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내게 할 수 없으며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것이다. 보이스 피싱 사건 담당자 박형사는 덕희 전화가 귀찮다며 거짓 외근을 핑계로 받지 않았다. 신고를 했음에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경찰이 답답해 덕희는 총책을 잡기 위해 중국에 직접 가보기로 한다. 중국교포 봉림( 염혜란 배우)과 숙자 (장윤주 배우) 세 명이 출발했다. 센터에서 데려간 자녀들과 잃어버린 돈을 찾고 싶어 갔다. 봉제 옷공장을 가보기로 한다. 손대리 재민은 더 완벽하게 조직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관리자에게 자신이 탄 월급을 쥐어 준다. 그리고 휴대폰을 손에 넣고 직원들을 관리하는 직무를 맡는다.

손대리 재민 보이스 피싱 당사자

한편 덕희는 열심히 봉제 공장을 찾아 나섰다. 손대리는 이제 휴대폰 소지가 가능해서 사진을 찍고 제보하기로 한다. 그러나 메시지도 전화도 불통이라 통신 두절이라 난감하다. 덕희는 원래 중국 봉제 공장의 주소가 72개였는데 9개만 말했었다. 그래서 63곳을 더 돌아야 한다. 그러나 끝까지 해보기로 한다. 보이스 피싱은 콜센터를 하나 더 늘린다고 한다. 봉고차에는 알바들에게 돈을 많이 주겠다며 끌어들인 청년들이 실려 왔다. 보이스 피싱인 줄도 모르고 그들은 기대에 차 있다. 그러나 청년들을 창고에 몰아넣고 밖에서 문을 잠그었다. 갖고 있는 휴대폰은 물론 연락처도 빼앗고 하루를 굶기기로 한다. 그러면 웬만한 사람들은 포기하며 이일을 하게 될 것이다. 손대리 재민은 사무실에 숨어들어 이곳의 사진을 팩스로 보내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간신히 이곳 주소와 상황을 팩스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박형사와 덕희
덕희와 일행 그리고 손대리 재민

경찰은 재민에게 두 번째 제보를 받고 바빠졌다. 중국에서 덕희는 셋이 이곳저곳 다니느라 기진맥진하다. 박형사(박병은 배우)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덕희를 빨리 오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덕희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으러 중국에 왔다. 팩스가 400장이 왔고 피해 금액이 170억이었다. 덕희는 제보된 사진을 박형사에게 휴대폰으로 받고 춘화루 부근을 찾았다. 그리고 손대리 재민의 사진도 찍는다. 그러나 메모리카드가 없어 허사였다. 제 공장이 많은 중국은 길에서 재봉질을 하는 게 일반적인가 보다. 덕희는 잠시 재봉질을 빌려하면서 손대리를 다시 본다.


박형사는 이제 적극적으로 달라졌다. 진즉에 이랬다면 덕희도 중국까지 스스로 오진 않았을 것이다. 박형사는 중국에 가기로 한다. 덕희는 옷수선을 하며 손대리를 만나고 휴대폰을 그에게 준다. 내일 박형사가 오고 콜센터를 덮치기로 한다. 총책이 콜센터로 온다는 문자가 왔다. 하지만 깡패들이 들이닥치고 사무실은 칼부림이 나고 쓰러져 죽은 사람도 있고 난리다. 총책은 이렇게 일이 끝나가면 그곳에 근무했던 사람들과 관리자들을 일부러 없애려고 했던 것 같다. 정리가 될 거라며 총책은 도망가는 중이었다. 박형사는 가만있으라고 했지만 덕희는 그들을 쫓아가기로 한다. 손대리도 칼부림에 배가 찔려 동료 등에 업혀 나왔다. 그는 덕희에게 사기를 쳐서 죄송하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중국에서 미싱을 하는 덕희

밟혀서 깨진 휴대폰 동영상을 확인하니 칭다오 공항으로 간다는 것이다. 박형사는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제는 수사가 마약팀으로 옮겨졌다는 황당한 소식을 접한다. 덕희는 그들을 뒤따라 다녔고 총책은 눈치채고 덕희 앞에 왔다. 총책에게 보이시 피싱 피해로 3,200 만원을 뜯겼다고 하자 10만 달러를 주며 갖고 사라지라고 했다. 그러나 덕희는 쫓아가 돈을 던졌다. 그러면서 자수하라고 했지만 총책은 화장실로 끌고 가 덕희를 죽도록 갈겼다. 덕희가 그 자리에서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며 안타까웠다. 많이 맞고 피와 멍이 들긴 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게다가 총책의 여권을 훔쳐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막았다. 그래서 다시 덕희를 찾아온 총책 오명환을 들이닥친 경찰에게 붙잡히게 만들었다. 이때 한국에서 박형사도 도착했다. 8월 21일 총책은 검거됐고 덕희는 사인하면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 그 돈은 수많은 피해자들의 돈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 덕희는 일상을 회복했다.


경찰도 해내지 못하는 것을 시민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 피싱 총책과 조직까지 검거했다니 박수를 보낸다. 처음 덕희가 제보했을 때 제대로 경찰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책을 검거하는데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면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중국까지 가지 않아도 될 텐데 경찰의 역할이 아쉽다. 일반 시민보다 경찰이 앞장서해야 하는 일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경찰의 무능함을 보게 된다. 게다가 사건의 제보가 주어지고 속도가 붙는 듯하자 마치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 것처럼 내세우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만약에 보이스 피싱을 잡다가 세 여성 모두 피해자로 전락했으면 어쩔 뻔했는가? 그 정도로 그친 게 천만다행이다. 여기서 중국 교포였던 봉림이 중국어 번역을 해 주어서 범인들을 잡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리고 그곳 현지인인 동생이 있어 더 도움을 받았다. 소시민이며 약한 여성들이지만 힘을 합하여 총책과 조직들을 잡을 수 있어 정말 잘한 것 같다. 앞으로 보이스 피싱이 점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이 된다. 당황하지 말고 사실을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 보는 게 그래도 피해를 줄이는 일이 될 것이다. 다양한 상황들을 참고하여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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