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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pr 16. 2024

영화 리뷰 - 《 장수상회 》

가족 영화 2015/ 감독-강제규 배우-박근형, 윤여정  / 112분

오랜 기억 속 사랑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올레 tv와 넷플릭스를 검색하다가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무료 영화 < 장수상회>를 보게 되었다. 몇 년 전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으나 때를 놓쳐 못 본 영화이기도 하다.  <쉬리> <태극기를 날리며> 등을 만든 강제규 감독이 2015년에 만든 영화로 가족애와 노인성 치매 부분을 다루고 있다. 116만 관객이 넘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틈나면 버럭 소리를 질러대고,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 배우 박근형)은 장수마켓을 관리하는 직원이다. 그는 70이 넘었지만 여전히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간다. 해병대는 그만큼 고생하고 힘들게 군대 생활을 해서 선명하게 기억하고 합심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노인분들도 해병대 출신들은 더 단합도 잘되고 책임감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변에 꽃가게를 하는 임금님( 배우 윤여정)과 나누는 사랑은 상남자인 김성칠에게 버거워 보인다. 영화의 첫 장면은 성칠과 금님의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 달리는 버스, 큰 느티나무 아래의 남학생과 여학생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수줍은 미소와 관심을 통해 첫사랑의 순간을 표현했다.

임금님과 김성칠 학창시절


고집불통 성칠과 꽃집 사장 금님과의 만남


그 후 세월이 흘렀고 김성칠은 70대 노인이 되었다. 도로에 쌓아 놓은 이삿짐을 보고서는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며 호통을 친다. 차가 빵빵거려도 도로 중앙을 고집스럽게 걷는 김성칠은 퇴직 후 장수마트에 진열과 판매를 맡고 있다. 장수 마을은 재개발을 하자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맞서고 있다. 장수마트 김장수 사장( 배우 조진웅)과 사람들은 재개발을 추진하지만 김성칠은 반대파이다. 그는 나라가 못 살 때 외국에 나가 일해 달러를 벌어들이건 누구고 잘살게 된 게 누구 때문이냐고 따진다. 성칠은 장수 마트가 휴일인 줄 모르고 출근했다가 당황한다. 재개발을 해보자고 단합한 마트 사장과 동네 몇 사람은 공차기를 핑계를 성칠을 데려간다. 공차는 훈시를 두던 성칠은 밖으로 나온 볼을 세게 차자 다들 놀란다. 그는 어려서 축구를 했으나 배만 쫄쫄 굶고 힘들었던 기억을 갖고 있었다. 사장과 일행은 재개발 속셈으로 성칠을 끌어들인다.


성칠은 얘기도 없이 들어와 밥을 해 놓은 윤여정을 경찰서에 데려간다. 몰래 자신 집에 들어온 게 기분이 나빠서다. 불렀지만 대답이 없어 혹시나 걱정해서 들어간 거라고 이해를 시켰다. 성칠은 복지사가 찾아와도 퉁명스럽게 말한다. 갑자기 이웃 독거노인이 죽상가집을 방문해 해병대 노래를 부른다. 김성칠은 꽃집을 운영하는 금님 여사에게 마음이 쏠린다. 식사 약속에 부담된 성칠은 장소와 메뉴 선정과 주의할 사항 등을 사장에게 배워 메모한다. 양복을 빌리고 구두까지 맞춰 신었다. 그러나 주문도 제대로 못하고 와인도 벌컥벌컥 마셨다. 이후 금님 여사와 연락을 위해 스마트폰도 장만했고 문자와 사진을 주고받는다. 두 사람은 젊은이들 데이트를 흉내 내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해병대 출신에 상남자 성칠은 헤어밴드에 핸드백을 들고 화장실 앞에 서있기도 한다. 무섭다는 금님의 요청에 노래도 불렀다. 사장은 세상 떠난 아내를 대신해 딸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딸이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담배와 돈을 꺼내간다. 자식은 묵직한 돌덩이가 가슴 한편 들어앉은 것 같다는 얘기가 실감하는 아빠가 되었다.

두 사람의 황혼 사랑


서로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하루는 금님의 딸 민정( 배우 한지민)이 엄마를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말했다. 낯선 남자도 보여 마음이 불안해진다. 딸이 만나지 말라고 했던 것을 모르던 금님은 식사를 청하지만 거절한다. 뚝심 있게 살아온 성칠은 마음이 상했고 금님도 가버린다. 과일바구니로 오해를 풀었다. 화해 후 춤도 추고 가까워진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재개발에 대한 논의와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서 사장 딸 아영이 담배를 떨어 트릴 때 성칠은 자신의 담배라고 감싸준다. 사장 딸은 아빠가 폐암에 걸릴까 봐 담배를 빼는 거라는 말을 전해 듣는다. 아영이가 일진에게 돈을 뜯기려 할 때 다방 두 언니와 남자 친구는 아영이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금님 여사는 요리를 핑계로 재개발 얘기를 꺼내고 팸플릿을 가져다 놓으며 서명을 부추긴다. 금님 여사 고희 생신 날이라서  뷔페 식사 자리에 마트 조끼옷을 입고 갔다. 낯선 신사가 금님과 얘기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성칠은 화가 나 탁자를 쳤고 신사의 멱살까지 잡고 실랑이를 했다. 그러나 신사는 금님 여사 시동생이다. 오해는 풀렸고 성칠은 돋보기를 선물을 사줬다.

황혼의 아름다운 사랑


가족애와 사랑을 넘어


성칠은 치매를 앓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자신의 기억이 없을까 봐 메모를 해서 자신이 죽거든 통장에서 돈을 찾아 장례를 치러 달라고 갖고 다닌다. 이것을 보던 금님 여사는 눈물을 흘렸다. 둘은 성당에서 결혼사진 찍는 가족의 모습을 본다. 성칠도 천주교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그것을 회상한다. 성칠은 이곳에서 결혼을 한 것도 같고 와본 것도 같다고 했다.  좋은 얘기 좋은 생각들만 하고 살자고 금님 여사가 말을 건넸다. 공원엘 갔는데 성칠이 길을 잃었다. 가끔 새카맣게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검사결과는 치매였다. 사장은 재개발 도장 때문에 애가 타 성칠 집에 가 도장을 찾다가 일기를 발견한다. 원작은 2010년 로버트와 메리의 노년 로맨스를 그린 영화 <러블리 스틸>이 있다. 비슷한 <엘라 앤 프레드> 2015년 영화도 있다. 금님 여사는 갑자기 통증으로 입원하고 사장은 급히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성칠은 문 닫은 꽃가게 앞에서 국화축제를 가자던 말이 생각나 차를 타고 갔으나 길을 잃는다. 사장은 너무 멀리 온 성칠이 걱정스럽다.


금님 여사 병원으로 갔는데 딸과 손녀도 와 있었다. 그 자리에서 금님 딸과 마트 사장이 아들임이 밝혀진다. 기억 못 하는 아버지를 보며 울먹였다. 거실엔 가족사진이 걸려 있고 앨범도 보여준다. 장수상회를 하며 남매를 키웠던 것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성칠의 일기장을 보니 2013년 알츠하이머 즉 치매라는 병에 걸렸다고 기록되었다. 길을 자주 잃었고 꽃가게도 췌장암 말기의 금님에게 그가 해준 것이다. 그것마저 잊을까 봐 두렵다고 일기에 썼다. 좀 젊었을 때 금님 여사가 췌장암 수술을 할 때도 성칠은 <나 하나의 사랑> 노래를 불러 주었다. 당시를 회상했고 기억이 없어져 자식들도 잊혀갔다. 자녀들은 췌장암을 앓는 엄마와 아버지는 치매로 기억이 없자 요양원 문제로 티격태격한다. 성칠은 짐이라고 생각해 자살을 시도했다. 의사는 일종의 자기 방어라며 고집이 점점 세질 거라고 했다. 그래서 성칠이 치매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따로 살면서 그를 보살피기로 한다. 금님은 밥을, 장수는 아버지를 돌보고 아영과 민성은 성칠의 이동경로를 맡게 된 것이다.

성칠의 딸과 아들


기록된 일기장을 통해 찾은 진실


성칠은 그동안 기록한 일기장을 버리지 않았다. 딸이 훌륭한 사람 되었을 때 책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성칠은 기억하지 못함을 미안해했다. 사장의 이름은 장수였고 성칠의 반대로 축구를 못해서 원망했다. 그러나  일기를 보고 아버지가 학생 때 축구로 고생했던 걸 알게 됐다. 성칠은 재개발을 하는데 동조하기 위해 인감도장을 내주었다. 성칠과 금님 여사는 교회 가서 약속했다. 누가 먼저 죽어도 울지 않기로 했다. 반지를 건네고 춤을 추었다. 성칠은 아내도 몰라보고 자신의 이름도 기억 못 했다. 그러나 예전의 학생 때처럼 절대 이름을 잊지 않기로 한다. 영화에는 유명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이 있었다. 임하룡은 해병대 출신으로 해병대 옷에 노래를 불렀다. 버스기사로 출연한 백일섭은 인사를 안 한 이유로 성칠과 말싸움을 한다. 유명한 두 사람 출연으로 볼거리가 많은 영화가 되었다.

임금님과 김성칠의 노년 모습

막핀 꽃은 봄에 핀 꽃이 가을에 또 핀 꽃을 말한다고 한다.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피워낸 결실이자 사랑일 것이다. 젊을 두 사람의 사랑도 순수하고 풋풋하지만 황혼녁에 노년사랑도 애틋하고 아름답다. 치매 걸린 노인을 홀대하지 않고 서로 나눠 보살피려는 가족애가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나오는 영화라 더욱 좋았다. 영화에는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마을 사람들이 단합하기도 하고 갈등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러나 알고 보면 노년의 사랑 안에 숨긴 치매라는 병을 가족들이 합심해서 해결해 보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기억이 없어지는 병,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고 때로 새카매지며 아무 기억이 없는 치매는 가장 기피해야 병이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뇌세포가 쇠퇴하여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주 다녔던 길을 잃고 가족도 몰라보는 치매는 걸리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멀리하고 싶을 것이다. 균형이 잡힌 식사와 운동 그리고 뇌훈련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도록 해야겠다.  


https://youtu.be/0 fZJ75 wzB9 Y? si=zIiSgZFigaqdixf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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