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참여할 수 있는 한국형 RE100
지난 브런치 글에서 RE100의 개념을 전해드리면서
RE100은 '전력 및 인증서 구매' 등으로 이미 상당수 기업이 실현하고 있는
글로벌 약속이라고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RE100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전력 및 인증서 구매 등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말씀드렸어요.
우리나라 정부도 민간 차원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한국형 RE100'(K-RE100)을 2021년 1월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력 소비자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한 다음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K-RE100에는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기업, 대기업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RE100의 경우 100GWh 이상으로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다국적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캠페인인데,
규모가 작은 회사도 '재생에너지 100%'라는 글로벌 목표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 마지막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K-RE100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하는 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역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RE100과 동일합니다.
다만, K-RE100에서 인정하는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 즉 구체적인 이행 방법은 RE100과 조금 다릅니다.
K-RE100의 경우 주요하게는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직접 투자, 자가 발전 등의 방법도 인정됩니다.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란 발전 사업자와 전력 소비자가
한국전력을 중개자로 가운데 끼고 전력구매계약을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전이라는 독점 전기판매업자가 PPA 중개를 하는 것인데,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식입니다.
한전이 전기 판매를 독점하는 것 자체를 바꾸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 등 일이 복잡해지니,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시행령 개정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실행할 수 있었던 방법이죠.
다만,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과는 다소 동떨어진 구조로 고착화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진국들은 기업 PPA를 허용해 구매자를 다양화하는 다중구매모델(Multiple Buyer Model)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복수의 발전사업자/전기판매업자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전력 거래 시장을 활발하게 굴리는 거죠.
우리나라는 한전이 전기 판매를 독점하는 구조가 유지되니까 시장이 잘 형성되지 않고,
한전 입장에서는 제3자 PPA 거래 활성화가 곧 직거래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중개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PPA 중개가 기존보다 커질 수록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재무적·인적 비용이 더 커질 텐데 이 역시 부담일 테고요.
녹색 프리미엄은 전기 소비자가 기존 전기요금에 더해 자발적으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제도입니다.
구매자가 프리미엄을 지불하면, 한전이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해줍니다.
녹색 프리미엄은 입찰제 기반입니다. 참여자가 연 단위로 구매 희망 발전량과 가격을 입찰해요.
한전은 녹색 프리미엄을 통해 거둔 수익을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에 다시 활용합니다.
2021년 2월 첫 녹색프리미엄 입찰이 진행되었고 LG화학,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참여했습니다.
총 판매물량은 17,827GWh였고, 입찰 하한가는 10원/kWh이었어요.
그런데 입찰 결과, 총낙찰량은 1,252GWh로 판매물량의 7% 수준이었어요.
아래에 설명드릴 K-RE100의 다른 이행 방법인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의 평균 가격보다 매우 낮은 가격으로 녹색 프리미엄 첫 입찰이 이뤄졌답니다.
언론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인증서, 즉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도
K-RE100에 가입할 수 있는 하나의 이행수단입니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해주는 인증서라고
지난 브런치 글에서 말씀드렸지요.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원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만 REC 구매가 가능했는데,
K-RE100에서는 일반 전기소비자도 REC 구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REC 구매의 장점은 소비자가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로부터 REC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가지 특수한 구조 때문에
앞서 설명드렸듯이 제3자 PPA, 녹색 프리미엄 등의 방식은 참여 동인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제3자 PPA는 한전이 적극적으로 나설 요인이 별로 없고, 녹색 프리미엄은 기업 참여도가 떨어지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투자나 자가 발전은 기업에게 부담이 너무 많이 되고요.
이 때문에 업계 등 전문가 집단 일각에서는
특히 REC 거래의 경우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라는 글로벌 목표를 달성하면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그러면 스타트업이 REC 거래로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는 다음 브런치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