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30
누구든 느지막하게 늦잠을 자고싶은 일요일 오전8시
우리집에는 아들의 과외선생님께서 오셨다.
두 사람은 오전 8시부터 마루에서 공부를 하고,
나는 침대방에서 숨소리마저 잠재운채 책을 읽어보려 하지만 귀는 자꾸만 마루쪽으로 열려 그들의 공부내용이 더 궁금할 뿐이다.
과외선생님은 Y대학교를 졸업하고 군 장교복무까지 끝낸 나의 조카.
“이모, 제가 학교 다닐때는 과외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만둔지가 오래되서 괜찮을까요?
중간에 군생활도 하고 사회생활까지 했어서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괜찮아. 공부를 잘 가르쳐주고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부를 임하는 태도와 의지를 알려주면 좋겠어.
우리 아들이 많이 부족해. 아직 공부의 틀이 잘 안잡혀서 그걸 배우는데 시간이 더 쓰일수도 있어.
너도 정말 고등학교때 열심히 공부 했었잖어.
왜 그렇게 열심히 해야 했는지, 어떻게 했었는지에 대해 살아있는 이야기를 좀 해줘.
우리는 부모라서 우리의 이야기는 잔소리처럼 생각될수밖에 없는거 같어.
사회를 먼저 경험한 형으로서 부족한 동생에게 조언처럼 그렇게 도와주면 정말 고맙겠어"
첫 술에 배부르기 어려운것이다.
매일 자정마다 아들의 일일과제를 점검하며 데일리 패턴을 만들어주는데 최선을 다하는 조카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학교다니면서 상당히 공부를 잘했던 조카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에서도 엄마의 고단한 삶을 염려하여 속깊게 자란 큰 사람이었다.
그의 엄마이자 내 사촌언니인 그녀의 마음에라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더하여 조카에게 과외를 부탁했다.
지금도 넉넉치 않은 형편으로 투잡, 쓰리잡을 마다하지 않는 생활력 강한 조카.
과외 역시 심적 부담과 염려를 안고 시작했지만, 역시 그는 열의가 넘치고 심지가 강한 친구였다.
일요일 아침 이 시간의 노고가 나의 아들과 조카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마음 깊이 바란다.
두 사람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