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웅크린 사람

by 소람
여인 1902.png <여인 (1902)> , 파블로 피카소




여기 웅크린 사람이 있다.

그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그가 있는 곳은 한없이 넓고 깊고 어둡다.


적막하다.

그의 맥박 소리만이 공기 중에 떠다닌다.

어디선가 희미한 빛이 비쳐오지만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른다.


고개를 들 힘이 없어 더욱 푹 수그린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잠에 빠진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고요와 어둠이 그를 반긴다.


무릎 사이로 고개를 묻는다.


작아진다.

형태도 없이 작아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분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