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숨 쉬는 삶

#02. 세상은 즐거운 놀이터

젊은이들의 고군분투 홀로서기: OWP 서안나 대표

by Soraya

One World Production 서안나 대표

https://www.oneworldproduction.kr/


이번 인터뷰 연재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 서안나 대표. 신입사원 동기로서 그녀를 알게 되었고, 이후엔 같은 회사를 퇴사한 친구가 되었다. 내게 서안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본인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가치를 묵묵히 따라가는 사람.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물론 저는 잘 알고 있지만, 독자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One World Production 대표 서안나입니다. OWP는 '세상은 즐거운 놀이터’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동심이 살아 숨 쉬는 놀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현재는 전통 설화 ‘견우직녀’를 재해석한 동화책 기반의 보드게임 ‘천생연분 견우직녀’를 제작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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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대학교 졸업 후 들어간 첫 직장은 문화재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저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회사를 나와 지인과 첫 창업을 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전국에 계신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을 인터뷰하고, 신나는 나날을 보냈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아쉽게도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직접 비즈니스의 현장을 보고 싶어 취업을 준비했고, 한 대기업의 상사부문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회사에서의 첫 1년은 그저 행복했어요. 회사 분위기도 좋고, 선배들도 다들 잘 대해주셨습니다. 광물자원 담당이었는데 생소한 분야여서 배울 점도 많았죠. 그런데 제 전공이 심리학이에요. 저는 사람에 대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계속 광물만 들여다보니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한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그걸 실현해 나가고 싶었어요. 저에게는 그것이 어떤 사명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평생 한 직장에서 일하는 게 힘들 것 같았어요. 스스로가 브랜드를 갖춘 기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퇴사하고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일을 퇴사하고 나서 하셨나요?

히말라야로 떠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주 찐하게 히말라야를 겪고 왔죠. (웃음) 히말라야를 여행하며 다큐를 촬영하는 프로그램을 다녀왔어요.


안나 씨가 내레이션 한 그 영상이 저는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왜 히말라야에 가고 싶었어요?

몸이 힘들면 사람이 단순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고난을 통해 복잡한 감정의 구름이 걷히면, 내가 진짜 원하는 내적 욕구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정말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답니다. (하하)


https://vimeo.com/82487475


퇴사해서 가장 좋은 점?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퇴사 직후에는 우선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어요. 퇴직금으로 받은 돈도 많았고요. (웃음) 지금은 거의 쉬지 않고 일하는데, 돈은 없네요. (그럼 뭐가 좋은 거죠?) 대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죠. 그게 가장 즐거운 점이에요!


그렇담,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찾나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저도 사실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정말 많은 일들을 시도해 보았지요.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싶어서 변산반도에 두 달간 머물며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한국학과와 문예창작과 대학원도 한 학기씩 다니다 그만두었습니다. (하하하) 대안학교에서 글쓰기 강사로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어요. 사회적 기업에서 창립멤버로 활동하기도 했고요. 현재는 영어 강사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력서가 아주 엉망진창이죠? 사실 처음에는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글쓰기 수업을 직접 해보니, 다른 일이 또 하고 싶어 졌어요. 직접 체험해보면 이 분야가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직접 해봐야 합니다. 그렇게 계속 파헤치다 보니 지금의 사업까지 오게 되었어요. 지금 이 일을 정말 사랑해요. 물론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안 받는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사실 스트레스는 여태까지 인생을 살면서 누적된 모든 스트레스를 다 합친 것보다 더 커요. 그래도 이상하게 좋아요.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지금 이 일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에요.


정말 확고한 신념이 있으시군요.

네, 저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단 한 번도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럼 지금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동화책과 보드게임을 연계한 패키지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아이들과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한국 어린이의 행복 지수는 OECD 국가 중 꼴찌이고 50% 이상은 여가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놀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한국에 사는 아이들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예전에 미국에 간 적이 있는데 퇴근 후, 주말, 혹은 명절에 가족끼리 모여 앉아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함께하는 활동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놀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배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생기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더 흥미롭고 즐겁게, 그리고 자기주도적으로 배움을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더 지니어스’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고서는 “이거다!" 싶었죠. 스스로 발견하고, 배우는 시스템을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다 결국 보드게임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OWP의 철학은 ‘세상은 즐거운 놀이터’입니다. 지금은 테이블 보드게임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가 만든 보드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싶어요. 게임 속에서 즐거운 배움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안나 씨에게 성공이란 어떠한 의미인가요?

요즘의 저는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 “와, 저기까지 가느라 정말 힘들었을 텐데, 엄청난 노력을 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사업을 직접 해보기 전에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라는 20세기를 휘어잡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있어요. 그 사람은 어렸을 때 재능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대요. 살아생전에 만년 2등이었지만 지금은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아요.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더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반 고흐의 이야기도 비슷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에서 규정하는 성공이라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정의한 성공과 세상의 성공은 다를 수 있어요. 그때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본인의 중심을 찾아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좌우명이 있나요?

"더불어 살자."입니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그런 이야기가 진심으로 느껴진 적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안나 씨가 그렇게 얘기한다면 그건 진짜일 거예요.) 먼저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순간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데 남을 행복하게 해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해요. 더 나아가서 나를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내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할 확률이 15% 높아진대요!


앞으로의 계획, 미래, 혹은 꿈.

우리 제품, 서비스와 함께하는 순간이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이었으면 해요. 이를 위해서는 올해 이 회사가 성장해야겠죠? 마케팅 혹은 영상 전문가도 영입하고 싶고요. 유럽과 미국으로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대륙별로 도서관을 짓고 싶어요. 도서관 안에 즐겁게 뛰어노는 놀이공간과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해서 실물로 만들어 보는 공간도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배우고 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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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그녀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OWP(원월드프로덕션)의 견우직녀 보드게임이 현재 텀블벅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중입니다. 나흘 만에 100%를 달성했으며, 4월 18일까지 펀딩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https://tumblbug.com/owp_madein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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