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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소리 Jan 20. 2024

내 삶과 화해하는 경이로운 시간

쌓기보다 덜어내기

덜어내는 시간을 살고 있다.


쌓아 올리고

 놓고

차곡차곡 담아두었던

삶의 여러 짐들을 덜어내는 시간.


멈추어 굳이 생각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가벼움이.


잘 살아 보고자 열심히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쌓아 놓았던지

인연으로 얽힌 사람들,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들,
꿈이라고 포장된 욕망들,
각종 물건과 돈을 향한 욕구들,
사람과 삶에 대한 기대와 실망,
보다 더 잘 살고 싶은 욕심과
자신을 향한 채찍등...
무수히 많은 것들을  쌓기만 했지
정작 잘 덜어내고 비워내는
시간을 그만큼 쓰기는
참 어려워한다.

우리는
사실.. 그러기를
두려워한다.


옷을 이쁘게 입는걸

좋아했던 나는

방 하나를 드레스룸으로

써야 할 만큼 다양한 옷들이

많았고

그에 맞는 신발들과 가방들

거기에 골프복은 별도로

계절별로 많았다.


어지간한 매장보다

잘 차려진 나의 드레스룸만큼

만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사회적인 이기에 좋은

모임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히며

사업적인 성장도 따랐지만

혼자 일새 없는 빽빽한 하루 일정들은

어느 한순간도 여백을 주지 않고

사람과 감정들로 넘치게 채워다.

 

비단, 옷과 사람뿐이었겠는가?

무수히 많은 책들은 사도 사도

또 사고 싶었고

돈은 벌수록 해야 할 것이 많아졌고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또 다른 부를 향해

무언가를 하도록 연결되었다.


꿈.. 비전.. 열정.. 부와 명예..

명성과 커리어는

계속 쌓여만 가는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과 생각의 파편들도

해결되지 못한 채

냉장고 청소를 하지 않고

먹거리를 계속해서

여만 놓는 듯한 

답답함으로 

마음 한편을

불편하게 했다.


어떤 일들은 내 삶에

생기지 말기를 바랐고

나에게는 불행이 더는

없기를 바랐으며

아파도 안되고

슬퍼도 안되고

행복하게 되리라는

강인한 의지를 담은

각오들도 차곡차곡

쌓아가며

스스로 매우 강한 사람임을

자부하면서

지독하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인생의 어느 한 구간에

나는 참 탄탄대로를 달렸고

쌓고 쌓은 수많은

'나의 것'들을

소유하며

내가 가진 것에 대해

소유권을 누렸다.


나의 것... 내 것..

내가 가진 것들..

이라고 이름 붙이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에

인생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려는 듯

깊은 웅덩이를 만들었고

나는 그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 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친 시련은

한순간에

강인했던 기존의 나의

자아를 흔들어 댔고

무언가를 더하는 삶을 살던

나에게

비우고, 버리고

가벼워지는 시간을 선물했다.


물건도 버리고 비웠지만

붙잡고 있던

나의 모든 사고를

내려놓고

간결한 본질에

다가서는

마음을 공부하는

감사의 시간이었다.



그 시련을  통해
내가 가졌다 생각했던 수많은
그것들은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애초부터
나의 것은 없는
삶의 본질을
마주하였고

더불어 내가
움켜쥐고 있던 소유물들이
혹은 생각이나 사고들이...

전부 없어져도
본연의 '나'를
불행하게
할 수 없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하나하나 비우고
버리면서
가벼워져도
아무것도
아쉽지 않았다.

그것을 내 것이라고
쥐고 있는
그 생각과 마음을
알아차리고
한낮의 꿈에서 깨듯
바로 깨어나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이름을 통해
나에게 왔다.

그러기 위해
먼저 온 것이
그 '시련'이라는
아픔과 충격이었다.

성공과 행복을 향해
꿈으로 포장된 채
빼곡하게 채우려고만 했던
집착하던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덜어내는 시간을 맞게 되면서

가벼워지고
자유해졌다.

그러나
추구하던 모든 것에서
그 집착을 내려놓는
경이로운 시간들이
결코 만만하진 않았다.

그만큼 쌓고 쥐면서
살아온 것들로
간결한 삶의 진리를
역행했던 것이겠다.

사람에 대여도 보고
돈도 잃어보고
사람의 마음에 배신도 겪어보았다.
그럼에도 나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내 삶을 설계했고
더욱 열심을 다했기에
가장 큰 시련인
건강에 타격을 받고서야
온전히 멈추어
그 명료한 삶의 진리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러니
시련은 나쁜 것이 아니다.
채우기에 급급한 삶을
되짚어 보고
덜어내어 가벼워질 수 있게
기회를 주며
내 삶과 화해할 시간을 주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 받는 것이다.

모든 삶의 순간이
참으로
있는 그대로 감사하다.

무엇도 좋고 나쁨으로
이분할 수 없고
어떤 것도 옳고 그름으로만
분별할 수 없이
주어진 삶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
깨어나
그저 있는 그대로
어떠한 다른 생각과 망상으로
덧대어 흩트리지 않는다면
그 시련 안에는
새 삶을 살 기회도 있고
성찰의 시간을 통해
진리에 가까워지는
쉼의 기회도 있다.

마음을 공부하고
챙길 수 있는
축복된 시간.. 말이다.


이미지_The 소리


존경하는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_인생에 '고'(어려울)... 가 와서

힘들어질 때

그리고 쓰러져 비참해질 때

아파져서.. 슬퍼져서.. 무너져서..

실패해서.. 좌절한 채

힘든 마음을 해결하고 싶어

마음을 챙기려고

법문을 찾아 듣는

사람은 축복받은 것이다.

각자가 집착한 그것들을

객관적으로 따로 떨어져

볼 수 있어지고

만들어 놓은 아상을 깨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당신이 실패하지 않았다면..

아프지 않았다면..

슬프지 않았다면..

삶의 진리로 깨어나는 기회가

없었을 거다.

인생에 큰 충격을 한 번은

가져야 깨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근본의 나는.. 공한 것이고

그 공하고 아무것도 아닌 채로

본질이고 변함이 없.

그러나

우리는 ''라는 본질에

수많은 욕구와 욕망..

욕심의 옷을

다채롭게 입히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감정과 마음의 변화에

울고 웃고 괴로워하며

''라는 아상을 확장한다.

영원한 것은 없기에

확장의 시간이 끝나면

''라는 아상이 줄어들고

깨지고.. 끝이 날 텐데

그때 그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마음공부..

그것이 필요하다.

욕구와 욕망과 욕심의 옷이

벗겨진 본연의

'나'를 만나기 위해

그것을 일찍 깨우치려

이 자리에 있는 당신은

그러니 축복받은 것이다.

삶은 있는 그대로

나에게 벌어진

그 모든 모습인 채로

우리는 완전하다.

생각으로

우리가 만든 허상에서

깨어나

아무 일 없

본연의 나를

그저

무심히 볼 수만 있다면_


덜어낸 후의
가벼움으로
맞이하는 삶도
전과 다르지 않다.

열심을 다하고
최선을 찾아 충실하게
살아간다.

다만,
아상의 집착에서
벗어나
본질의 나로
깨어 있고자 노력하며
일어나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삶의 진리에 내맡긴다.

두려움과 조급함을 다스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 챙김 공부를 병행하며
해 나가는 것이다.

집착 없이
사랑하고
집착 없이
최선을 다하는
자유한 열심으로
범사에 감사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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