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0살.. 그리고 9월의 어느 날.

by 세렌디피티

꼭 알고 싶은 책구절이 도저히 찾아지지 않는다.

그 구절을 알고 있는 그 사람에게 묻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괴테였다.

분명 괴테의 책구절인데

수년이 지나도록 찾아내지 못했다.


어려운 시절 초심의 의지를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평안에 이른 시간에 이르러서도 그 의지를 지키는 일이

정작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가 표현된 그 구절을

문장 그대로 알고 싶다.


잘 적어둘 것을...

몇 가지 단어로 기억에 남아 버린 그 구절을

언제고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뭐든 그렇다.

우리 사는 모든 관계에서나 삶의 많은 부분에서

어려울 때 착한 마음으로 나눈 의리나, 애정이

형편이 아주 좋아지거나 성공한 후에도

지켜간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비 오는 날에 의지를 다지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햇빛 비치는 날에도 그 의지를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치를 지키는 진정한 힘이 된다는 것을

괴테... 그의 단어들로 읽고 싶다.


찾을 수 있을까?.. 언제가 되었든.



진정한 부는 철학이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가 본질이다.

나이 50을 넘기며 보니
세상 모든 게 대단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고 느껴진다.
자고 나면 맞이하는 아침,
늘 봐왔던 하늘,
생각 않고 마셔지는 공기,
계절이 가며 변하는 자연,
늘 함께인 가족과 사람들,
숨 쉬고 먹고 잘 수 있는 건강.

그런데 그것들만큼
대단하고 특별한 게 없음을
또 알게 된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하루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와 성찰만이
그 가치를 바로 볼 수 있게 하기에
나이 50이 넘으면서는
나를 깨달아야 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
나의 관점,
나의 생각이
나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지 않는지.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의 상태일 수 있다.

마음을 바로잡아
중심에 두는 고요를 찾아
공부가 필요한 시간인 것이다.

고요는 아무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것이고
이때 필요한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삶을 철학하자.
용기 내어 고요을 지키고
자유함으로 삶을 살아가자.

흔들려도 괜찮다.
고요를 찾는 방법을 알기에.

그것이 삶을 만끽하는
나만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