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여. 어서 오소서
새벽 5시 02분
기다리던 그를 맞이했다.
머리맡을 정돈하여 맞춰 두었던 알람은
잠이 든 지 얼마 만에
그가 왔다고 알려준다.
눈을 뜨자마자
소금기 있는 치약을 짜서
정성스레 양치를 하고
묵은 기운을 가글로 헹궈 내었다.
소금알갱이 몇 알을 넣어
흐르는 맑은 물을 따라서
투명한 유리잔에 잠시 둔다.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마시며
그를 맞이하는 마음을 다진다.
이제 그가 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어
준비해 둔 인사를 읊조리며
그를 맞이한다.
"어서 오소서. 봄 이시여.
경건한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당신을 반가이 맞이합니다."
조용하고도 겸허한 시간은
아직은 차가운 날씨로
서성이는 봄을
내 마음과 집안으로 들이며
묵은 때를 벗겨내고
깨끗한 시작을 정성스레 준비하는
마음의 의식이다.
더불어
24 절기의 첫 시작을
예를 갖추어 맞이함으로
우리의 먹거리가 나고 자랄
대지의 건강을 비는 기도의 시간이다.
자연의 섭리 앞에
겸허해지는 시간.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그들에게 입춘대길 하고 건양다경 있기를 기도 했다.
사람도 반가이 맞으면 기쁘지 않던가.
하물며 꽁꽁 언 대지를 뚫고 나오는
봄의 전령들을 어찌 버선발로 반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감사와 소망을 담아
오신 봄님을 내 마음으로 소중히 맞이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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