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다른 우리] 서울 - 오전 11시
[같은 시간, 다른 우리]의 두 번째 페이지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후 그 다음의 시선은 어디로 두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어떤 시선을 머물러야 내가 가장 공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고른 두번째 시선 프로젝트.
이번 두 번째 프로젝트의 시선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교보문고 광화문점 오전 11시-오후12시 이다.
교보문고는 한국에서 가장 큰 서점중에 하나이다. 서울에 여러 위치의 교보문고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당연히도 광화문점이 가장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서점은 서울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편하고, 다양하고 여러 분류의 서적들이 구비되어져 있기 때문에 나도 빈번히 방문하는 서점이다.
특히, 나는 서점을 한달에 한번씩 방문하는 편인데 내가 마음의 소용돌이를 안고 있을때마다 꼭 찾는 장소이다. 책을 굳이 사지 않아도 서점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다 보면 나의 소용돌이를 잠잠하게 가라 앉히곤 한다.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내려 교보문고의 팻말을 따라 가다보면 지하철역 안에 교보문고 입구가 나온다.
이 간판을 볼때마다 오늘 내가 어떤 책 제목을, 어떤 책을, 어떠한 내용을 보게 되고 고르게 될까?
이런 책을 만나는 설레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교보문고의 입구를 볼때마다 옆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구를 항상 읽게된다. 어렸을때 이 문구를 보면 책과 사람은 서로에게 주는 영향이 참 크구나 라는 단순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이 문구를 다시 읽으면 책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이 더 많고, 정말 사람의 속을 다듬어가면서 만든다는 아주 커다란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이 시선이 나에게 가장 설렘과 의지를 가져다 준다.
교보문고를 들어와서 바라보는 내부의 나의 시선이다.
여러개의 책이 놓여져, 쌓여져 있고 그 틈을 사람들이 다니면서 여러개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고, 책 옆에는 여러개의 필기구들이 판매되어지고 있다.
이 공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이상적인 시선이다. 여러 책들이 마치 자기에게 꼭 맞는 책 주인을 기다리고 책 주인들은 자기에게 맞는 책을 찾는, 서로를 기다리고 만나는 그런 느낌을 가져다 주는 시선이라 참 좋다.
어떠한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떠한 책을 내가 찾고 있을까? 라는 설레임을 가지고 여러 책들을 바라보다가 찾은 시집이다.
이 시집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누군가가 나의 길에 먼저 있어서 기다렸으면 하는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이 시선이 이날의 나를 가장 두근거리게 만든 시선이다.
읽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책을 구매해서 당장 읽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럴때, 교보문고는 독자를 위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져 있어 그 공간에서 책에 오롯히 집중하여 읽을 수 있다.
마치 도서관 같은 느낌을 자아 내기도 하여 그 공간을 지나갈때마다 더 조용하게 다니게 된다.
나는 잠시 앉아서 책을 읽고 싶어 이 공간에서 자리를 찾았지만 내 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앉아서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마음이 든든해진다. 당장 함께 독서를 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대신 해주시는 거 같아 기분이 좋은 시선이다.
매번 서점에서는 오늘 나에게 눈에 들어온 책은 뭘까? 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내 마음에 와 닿았다.
글이 와 닿았다.
지금 내가 가장 고민하고, 생각하고, 아파하고, 공감하는 글이다.
요즘 나는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 강하다고 생각해 왔었고, 잘 이겨낼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꽤 약하고 아픈 사람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었을 때 쯤 나의 시선이 이 글에 머물렀던 것이다.
어느 정도는 위안이 되었다. 완벽하게 나를 감싸 안아주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따뜻한 글이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의 시선을 둘때면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하나는 내가 여기서 무언가를 얻고, 공부하고 많이 배우고 싶다 라는 나의 의지를 불타오르는 감정과 나머지 하나는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면서 요새 지내고 있는지 라는 나의 생각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감정이다.
두 가지 감정을 한꺼번에 나에게 몰아치기 때문에 가끔은 나에게 굉장히 힘든 공간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서점을 나오게 되면 요새 내가 집중하고 있는 생각이 이거였구나 라는 온전한 나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고마운 공간이기도 한다.
이 두번째 프로젝트의 시선을 통해 힘든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어서 참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