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 오는 날 나의 시선

[같은 시간, 다른 우리] 서울 - 오후 3시

by 피스타치오Pistachio
[같은 시간, 다른 우리]의 첫 번째 페이지


첫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같은 시간, 다른 우리]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에 24시간 동일하다. 이 시간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각자의 공간을 정해서 보내고 있는데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나는 이 시간에, 이 공간에서, 이러한 시선을 바라보며 사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살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서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공유하는 영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 중 나의 첫 시선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오후 3시-4시.


오후 3시, 국립현대미술관을 향하는 감고당길의 나의 시선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오후 3시, 감고당길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보통 때는 사람들이 꽤 많이 이 길을 걷는데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목소리보다는 빗소리가 강하게 들렸다. 톡톡 거리는 빗방울을 들으면서 나의 시선이 머물렀을 때 이 길에서 주는 조용한 움직임이 좋았다.

그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머물며 걸었다.


삼청동 골목길.JPG 오후 3시 19분, 계속 걷다 보면 나오는 조그마한 삼청동 골목길의 시선

세탁소의 반가움이 담겨있는 삼청동의 골목길.

이 세탁소의 모습이 삼청동 골목길의 여정을 고스란히 남겨주었다. 아마 나는 이 골목길을 기억할 때마다 골목길에 위치했던 세탁소의 모습을 같이 떠올릴 것 같다. 오랜만의 한국의 옛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국현뒷마당.JPG 오후 3시 27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후문 길의 시선.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후문 길이다.

한국적인 모습의 돌길과 한옥, 그리고 뒤에 어렴풋이 보이는 현대식 빌딩들.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어우러지는 프레임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서울의 한적함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입구.JPG 오후 3시 36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입구의 시선

후문 길을 걷다가 보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입구가 보인다. 입구는 되게 모던하다. 길에서 걷다 보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뻔한 미술관 입구다.

특히, 이날은 비도 와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아 더 쓸쓸한 입구처럼 보인다.


국현깃발.JPG 3시 37분, 국립현대미술관 깃발의 시선

깃발을 보다 보니 빨간, 초록, 보라, 남색 이 색이 상징하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과연 무엇일까?


국현내부전시.JPG 오후 3시 44분, 국립현대미술관의 내부 전시 시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안을 들어오면 1층 전시 하나가 나의 눈을 반겼다. 움직이는 검은 봉 위에 네온 글씨가 써져있는 전시. 이 전시 위에 쓰여 있는 글씨는 한글,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보여준다.

파란 네온컬러가 사람들을 멈칫하게 하는 압도한 눈길로 사로잡은 설치 미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은 실패했다. 어떤 문장이 적혀 있는지 너무 빨라서 제대로 읽을 수 없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시다.


빗방울.JPG 오후 3시 53분, 빗방울의 시선

촬영을 하는 동안 꾸준히 보슬비가 내렸다. 그 창문에 부딪힌 빗방울을 포착한 나의 시선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아닌 보슬보슬 내리는 비는 첫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은은하고 소소하게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나의 생각이 많이 닮아있었다.


오늘의 나의 시선은 서울의 과거와 현대의 정취이다. 비 오는 날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모습과 주변 경관을 영상, 사진으로 담아 보았는데 서울의 옛 정취 속에서 현대적인 문화를 같이 공존하려고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나에게 서울은 되게 현대적이고 모던한 그런 도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삼청동에서 벽돌로 쌓은 담과 골목길에 남겨진 옛 추억, 남아있는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을 보니 서울은 전통과 현대적, 두 가지 면을 같이 공존하기 위한 정취를 남겨주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여러 가지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 새로운 느낌, 새로운 정취를 찾고 같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Youtube Link - https://youtu.be/NHVsFlH2z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