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할 수 있는 공부
어느덧 일을 시작한 지 만 2년이 다 되어가고, 학교를 다니던 일상에서 직장을 다니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최근에 주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매번 건네던 얘기는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에 대한 물음이었다. 삶을 대하는 인문철학적인 소견, 취미생활이 준 일상의 변화 등 다양한 깊이의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바로 여기서 최근 나의 일상에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한 해의 여러 변화 속에서 미뤄뒀던 자기 계발, 가볍게는 취미생활이라는 걸 시작한 것이다.
목표 부자를 선망하는 성격답게, 이왕 시작하는 김에 눈에 담아둔 여러 가지 중에서 두 가지를 선택했다.
나에게 그림 그리기는 잘하고 싶다고 자랑하고 싶지만,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한 없이 물음표가 가득한 영역이다. 악기와 더불어 어렸을 때부터 배웠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고, 오히려 그 아쉬움 때문에 정작 일상 속에서 즐긴 적은 없는지라 그 시작이 지금 찾아온 듯 하다.
이번에 시작하게 된 것도 사실 마음먹고 단 번에 등록한 건 아니었고 나름의 방어 로직을 장착하고 접근했다. 생일을 빌미로 아크릴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해서 과연 생각한 만큼 그림 그리기가 재밌을지를 파악하려고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더 잘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 내로 세미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덧칠해주시는 선생님한테 “정기 클래스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여쭤보며 당황하게 만들었다. 원데이 클래스 그림을 완성하느라 다음부터 제대로 수업을 듣게 되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 참으로 반갑다. 선생님이 시간이 지나서 실력이 쌓이면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나의 힘으로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게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그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영어 회화의 불씨를 다시금 켜준 건 오랜만에 갖게 된 모임에서 지인이 추천해준 무료 언어교환 사이트였다. 해당 사이트에서 열정적인 파트너를 만나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동안 미뤄뒀던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할 때구나를 느꼈다. 또 때마침 내년 초에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더없이 공부하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해당 사이트에 가입하고 자기소개를 쓴 다음에 마음에 드는 사람들한테 메신저를 날렸는데, 생각보다 언어교환 파트너를 찾는 게 어려웠다. 처음에는 심사숙고해서 몇 명한테 메신저를 보냈지만 이게 내 맘대로 잘 안된다는 걸 깨닫고,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들한테 메신저를 마구마구 쏴댔다. 지금도 몇 명의 사람들과 메신저만 주고받았고 아직 화상통화를 해본 적은 없는데, 빨리 좋은 언어교환 파트너를 만나서 같이 공부도 하고 해외 친구도 사귀고 싶다!
나름의 사유로 미뤄왔던 두 가지를 얼떨결에 한 번에 시작하게 되었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그럼에도 재밌을 거 같다는 설렘을 같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