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실리콘밸리 UXUI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4번의 인턴을 거치며, 레쥬메, 인터뷰, 과제 등을 포함한 취업 프로세스에 익숙해질 때쯤, 졸업이 눈앞에 왔습니다. 외국인은 졸업 후에는 1년의 OPT기간 안에 일자리를 잡고 회사에서 지원하는 H1-B 비자로 계속해서 일하다가 영주권까지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STEM이라는 미국에서 밀어주는 전공에 속한다면, 2번의 OPT 연장 기회를 얻게 되어 최대 3년까지 워킹 비자 없이도 미국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주의: OPT도 일자리가 있어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 혹은 아무리 적은 비용을 받아도 괜찮으니 일자리가 있어야 이 OPT 기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졸업 후 60일 이내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미국에서 쫓겨날 수 있기에 졸업 전에 오퍼레터를 받아 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지요.
또한 H1-B비자는 매년 4월쯤 지원서를 받고 로터리로 비자 당첨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로터리에 떨어져 다시 지원해야 할 가능성과 비자 지원 타임라인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연 초까지는 꼭 비자 발급 프로세스에 지원하는 것을 서포트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오퍼레터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STEM OPT를 연장할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졸업 후 정규직을 찾는 과정이 어땠는지 그 경험을 나눠보겠습니다.
제가 다닌 UW은 졸업 전시와 논문 모두가 졸업 요건이었기에 취업과 졸업 준비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졸업을 위한 전시와
논문 쓰기에 열중하다 아차 고개를 들어보면 한 달쯤은 순삭인 시기였습니다. 그 와중에 내가 원하는 대기업의 취업 기회는 코로나로 인해 점점 줄고, 나는 나를 추천해 줄 아는 사람도 없고… 막막하기만 했었죠. 그래도 백방으로 노력하다 보니 여러 기회가 찾아왔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저의 졸업 전시를 보고 컨텍이 온 아마존이었습니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UX 디자이너가 HR과 본인의 매니저에게 저의 전시를 소개하고 인터뷰 기회까지 열어준 케이스였습니다.
종합해 보면, 인터스트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좋은 기회들을 놓쳤던 것 같습니다. 이 기업에서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디자이너들이 어떤 일을 하며, 정확히 어떤 동료를 찾고 있는지를 당시에는 경험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나 미국에서) 아마 그런 부분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티가 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미국도 똑같이 중고 신입, 당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동료를 찾기 때문에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이 아니면, 외국인으로서 풀타임 잡을 찾기는 한국 취업시장 못지않게 힘들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지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인턴을 하며 서로 신뢰를 쌓아 온 회사에서 오퍼레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인턴으로 저의 성실함과 신뢰성을 입증해 보고, 저의 입장에서도 불안한 스타트업이지만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실무를 해보고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검증해 볼 수 있었기에 더 자신 있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 전 오퍼레터를 받을 회사를 찾지 못하더라도 여러 가지 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졸업 후에는 잔잔한 것들을 챙길 마음의 여유가 더더욱 없어지니 아래의 것들을 미리 준비해 두시길 추천드립니다.
과의 코드를 바꾸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미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루아침에 차가운 현실에 맞딱들이게됩니다. 떠나야 할 타임아웃 시간을 또박또박 성실이 다가오고, 비자를 지원해 주겠다는 회사는 없고… 그럴 때 연장이 가능한 STEM OPT는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내가 속한 과가 STEM에 속하지 않는다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학과 오피스에 문의해 보세요. 학교 입장에서도 내가 취업을 잘하는 것이 본인들의 실적이고 자랑이니 최대한 도와주려 할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기존에는 STEM에 속할 수 없는 학과 코드를, 행정실에서 알아봐 주어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일자리는 못 받아도 레퍼런스를 받자. 인턴을 많이 하면 또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같이 일한 동료들에게 레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꼭 저명한 교수님, 잘 나가는 매니저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나와 가깝게 일해본 사람의 경험이 묻어나는 추천서가 더 나의 능력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줍니다. 100마디 자기 자랑보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 한마디 칭찬이 더 신뢰감이 생기니까요. 추천서를 내 링크드인과 포트폴리오 사이트 등에 잘 보이는 곳에 올려보세요.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디자이너의 능력은 동료들의 평가로 객관적이 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업무적인 경험을 잘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의 일하는 구조를 잘 알고, 어떤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어떤 인재가 필요할지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려운 곳을 알아야 긁어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를 잘 파는 능력을 여러 번의 인터뷰를 통해 갈고닦을 수 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조금이나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또 저랑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의 마음이 편안할 수 있도록 저의 취업 과정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패막이들을 공유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2화 동안 오퍼레터를 받고 미국 직장 생활을 어떻게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노하우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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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챗/멘토링 후 짧은 피드백을 부탁드릴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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