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전주, 나를 쉬게 했던 하루.

한옥마을 산책 기록

by S Fla


햇살이 너무 좋아서, 모든 계획을 접고 전주로 떠났다.

그저 걷고, 먹고, 웃고, 쉬기 위해.


전주 갈래? 집에 있기엔 날이 너무 아까운 하루야!



그렇게 갑자기 간 4월의 전주였다.

티없이 맑은 파스텔색의 하늘에 흰구름이 몽실몽실 너무도 예쁘고, 햇살마저 눈이 부셔서 정말이지 완연한 봄날이었다.


햇살이 기와지붕 위로 사뿐이 내려앉고,
나무 그림자는 바닥에 조용히 드리웠다.



어깨 너머로 들려오는 낯선 언어.
작은 캐리어를 끌며 걷는 외국인의 뒷모습은
왠지 이 거리와 잘 어울렸다.

어쩌면 나 역시,
이 마을에서는 잠시 스쳐가는 여행자였는지도 모른다.

거리 곳곳에
곱게 단장한 중년 여성들이 한복을 입고
햇살 좋은 전주 한옥의 배경으로 기분좋은 웃음들로 서로의 사진들을 찍어주기 바빴다.

그 웃음은 봄날의 햇살처럼 가볍고 다정했다.
잠시, 누군가의 젊은 날이 다시 피어나는 순간을 본 듯했다.

우리는 트리플 치즈 토핑이 가득 든 오백빵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앉아

잠시 그늘에서 쉬었다.

물레방아가 천천히 돌아가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잔잔한 대화 끝에 흘러나온 웃음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머물렀다.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흐릿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날 것 같다.

햇살이 부서지는 골목을 따라 걷는 길.
목적 없이 걷는 발걸음은
오히려 더 가볍고 자유로웠다.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함께
천천히, 마음에 쌓이는 것이란 걸 배웠다.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 소중했던 하루.

날이 좋아서 설렜고,
좋은 사람과 함께여서
더 따뜻했던 날이었다.

그날,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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