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억하며

프롤로그

by 소살리토

2023년 5월 4일 나무들이 연초록 잎들을 입던 아름다운 봄날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 건강하셨고 누구보다 강인한 분이었기에 아버지의 죽음은 가족들 모두에게 충격이었고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늘 곁에 계실 것만 같았던 아버지는 살아생전 가족들을 위해 그랬던 것처럼 가시는 길마저도 조금이라도 힘들게 하지 않으려는 듯 서글픔과 그리움만 남기시고 홀연히 떠나가셨다.

사람의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인생길에서 사람은 과연 무엇을 남기고 가는 걸까? 사람의 삶이란 풀잎에 맺힌 듯싶으나 아침 햇살에 이내 사라지고 마는 새벽이슬과 같다고 한다.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왔다 간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하지만 초라해 보이는 그 짧은 생이라 할지라도 남겨진 사람들에겐 진한 추억으로 흔적을 남긴다. 결국 인생이란 살아가는 동안 함께한 이들과 서로 사랑하며 추억과 애달픈 기억들을 흔적으로 남기고 가는 것이 아닐까? 나는 떠나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사랑했던 아버지가 남겨준 그 소중한 흔적들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