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May 22. 2024

탁상공론으로 해외직구 건들면 욕먹기 딱 좋습니다

GEEK9라는 이름으로 해외 물류업을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해외직구 구매대행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4년 전인데 그 당시에도 해외직구에 대해서는 말이 많았습니다. 


개인 소비자들의 해외직구가 늘어나니 그들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나라에서 면세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서 4년 전에도, 그리고 현재도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는 겁니다. 해외직구를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비싼 관세와 부가세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당연히 두 손, 두 발 들고 이 혜택에 대해서 찬양을 하겠지만 정식으로 수입을 해서 모든 세금 다 지불하고 사업을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 면세 혜택이 그 어떤 법보다 악법이라고 생각을 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한창 해외직구 구매대행을 할 때도 이 면세 혜택을 없앤다는 뉴스가 있기도 했고,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에 대해서 나라에서 논의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oEPTXJ4vv1w


해외직구에 대한 제재.. 가능할까?


하지만 그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럴 거 같은데 해외직구에 대한 제재는 솔직히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이번 의대 정원과 같이 특정 영역을 건드리는 것으로도 나라가 시끄러운데 온라인 쇼핑을 하는 대부분의 개인 서민들에게 직격탄을 때리는 해외직구 제재가 그렇게 쉽게 처리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처리하고, 말 바꾸고,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으로는 더욱더 어려울 겁니다.


제 사업으로써 해외직구는 예전보다는 훨씬 비중이 줄었지만 그건 해외 물류업의 비중이 늘어나서 그렇지 해외직구의 매출은 절대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즉, 해외직구에 대한 제재는 저와도 관련이 있는 이슈입니다. 퇴사를 하고 사업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반박의 여지가 없는 논리로 접근해도 일반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날 건데 테무나 알리와 같은 큰 이슈가 벌어지고 난 뒤에 부랴부랴, 급하게, 탁상공론에서 나오는 논리로는 강행을 하지 않는 이상은 엄청난 비난과 공격을 피해 조용하게 넘어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4년 전에 해외직구 구매대행업을 막 시작했을 때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조금 결과가 나오려고 하는데 나라에서 해외직구에 제재를 가한다고?? 정말 너무너무 신경이 쓰였었는데 결국 흐지부지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매대행업을 계속하기는 했지만 이게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지금은 해엄 물류업을 메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해외직구에 대한 면세 혜택은 정식으로 수입하는 업체한테는 분명 불합리한 면이 있고, 해외직구라는 행위 자체가 그렇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작업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 세계 글로벌 업체들과 수많은 결제 업체들이 해외직구를 국내 쇼핑하듯이 쉽게 할 수 있게 해줄 거라서 제 입장에서는 구매대행업만 붙잡고 사업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를 통해서 해외 결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알리와 테무는 한국에 진출해서 중국의 상품을 굉장히 싼 가격으로 쉽고 빠르게 주문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계속해도 되겠는데?

즉, 대부분 예상했던 일들이고, 상황이라서 놀랍지도 않고, 당황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4년 전처럼 또 뜨끈 미지근함 결정을 내린 걸 넘어서 아예 삽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구매대행업을 좀 더 오래 해도 되겠다, '쟤네는 정말 뭘 모르고 막 던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저렇게 찔러봤다가 비난 받서 입 싹 닦으면서 말 바꾼 이력이 생겼으니 쫄아서 쉽게 또 건들 수는 없을 겁니다. 또 쉬쉬하면서 시간만 흐르겠죠. 그러니 제 입장에서는 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제 입장에서는 바뀌는 건 없습니다. 기존대로 해외물류업을 메인으로 하고, 구매대행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하면 되는 겁니다. 예상했던 건 이렇게 하다가 언젠가는 구매대행은 못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던 건데 아직은 그날이 아닌가 봅니다. 


변수는 있습니다. 불분명한 말과 행동을 해서 그렇지 분명 6월부터는 해외직구와 관련해서 뭔가 변경이 있기는 할 겁니다. 한 말들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겠죠. 하다못해 현행법을 유지하겠다는 말이라도 하겠죠. 설마 이렇게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죠. 어쨌든 말 바꾸기, 탁상공론을 하는 이상은 6월에 정말 또 어이없는 발표를 할 수도 있는 거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긴장은 하고 있으려고 합니다. 일단 지금 제가 할 일은 그 6월이 되기 전에 이슈가 될 수도 있는 품목들을 최대한 미리 한국으로 보내는 겁니다. 6월이 되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 같은데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인지라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겠죠... 또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한 말들을 할 수 있는 거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